마스크□ 서광억

2020-03-26 15:10:32

무한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방지하려고 로인활동실 문을 닫으니 삼동갑인 갑, 을, 병 로친들 중에서도 갑로친이 제일 갑갑해 하였다. 칠십 나이지만 촌의 부녀주임이던 어제날처럼 뛰여다니며 사업하고 싶어서였다. 그녀는 호북성 무한으로 떠나가는 의료진 장면이 자꾸만 나오는 텔레비죤 스위치를 꺼버리고 ‘그런 의료진 대오에 끼이지도 못할 주제에 부러워해서 무슨 소용있나! 여기서라도 집에 박혀있지 말고 동네사람들에게 전염병 예방 선전사업을 지원하면 되지 않는가! 방송에서 뭐라더라? 그렇지! 사람 밀집장소를 피하고 남과 말할 때 한메터 이상 거리를 두고, 밖에 나갔다 와서는 손톱눈까지 깨끗이 씻고, 외출할땐 반드시 마스크를...’하다가 혼자말을 끊었다. 남한테 선전하기 먼저 자기부터 마스크를 껴야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던 것이다.

마스크 하나에 10원씩 한다는 걸 들은 갑로친은 삼십원돈을 지갑에 넣고 약방으로 내달렸다. 을로친과 병로친의 마스크까지 살 작정이였다. 그런데 이런 맹랑한 일이 어데 있겠는가! 언녕 다 팔리고 약방엔 마스크 그림자도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할가? 시가지에 가볼가? 거기가도 없으면 어떻게 하지?...’하며 약방 밖으로 나온 갑로친이 오도가도 못할 때였다. 마을 어데선가로부터 마침 마스크를 사라는 장사군의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천방지축 그리로 달려가보니 과연 마스크를 파는 젊은 녀자가 있었다.

“마스크 하나에 얼마요?” 갑로친이 밑춤에서 지갑을 꺼내며 다우쳐 물었다.

“삼십원.” 장사군이 간단히 받았다.

“뭐, 삼십원? 얼마 전까지는 십원이였는데?...” 눈이 떼꾼해진 갑로친이  한심스러워 하는데

“그러면 십원씩하는 데 가서 사세요.”하고 장사군은 가로 달아나는 것이였다.

“아니, 가지 마오. 사겠소. 삼십원이라도 사겠소.” 바빠맞은 갑로친은 쫓아가서 돈을 주고 마스크 하나를 샀다. 그리고 장사군을 데리고 을로친네 집으로 갔다.

그런데 갑로친은 조금 난처하게 되였다. 마스크를 살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을로친이

“아유, 어쩔가? 래일모레면 아들돈이 오겠는데, 외상으론 안되겠소?”하며 난감해하니

“외상이라니요? 현금도 없어서 못파는데...”하고 장사군은 그자리를 뜨는 것이였다.

“마스크가 없으면 밖으로 나가지 못할 뿐이요.”이렇게 위안도 아닌 말을 한 갑로친은 장사군 뒤를 쫓아갔다. 삼동갑 모두가 자식들이 주는 용돈으로 살아가는 형편이라 돈세간살이를 자칫 잘못하다간 이렇게 요긴할 때 꼴을 먹게 되는 것이였다.

백원짜리 지페를 주고 마스크 하나를 산 병로친은 거스름돈을 세여보며 흐뭇해서 말하였다.

“동갑의 덕분에 마스크를 사게 되였소. 이젠 외출 걱정 없게 되였소. 을로친은 샀을가?”

“샀을게요. 아니, 샀소.”이렇게 대답아닌 대답을 한 갑로친은 제꺽 말했다.

“나에게 삼십원만 꿔주오.”

“왜? 하나 더 사게?”하는 병로친의 말에 갑로친은 재치있게 둘러댔다.

“양, 하나 더 사서 엇바꿔 끼자고.”

“별소릴, 마스크가 무슨 패션이요?”하면서도 병로친은 돈을 세여주었다.

마스크를 하나 더 산 갑로친은 그것을 을로친에게 건네주러 발길을 재촉하였다.

“옛소. 이건 정부에서 주는 거요!”

“뭐? 정부에서?... 어유 고마워라! 마스크를 못사서 속상했는데, 늘 정부 신세를 봐서 어쩔가?”하며 을로친이 진정으로 감격해 마지 않는데

“정부에서, 아니 중앙에서부터 이번 방역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아오? 습근평 주석께서 직접 지휘하는 방역전쟁이라오.” 이렇게 ‘부녀주임’틀을 드러낸 갑로친은 준비한대로 이어나갔다.

“밖에 나갈 때는 곡 마스크를 끼오. 그리고 사람 밀집장소에는 가지 말고, 또 밖에 나갔다 와서는 삼십초 이상 꼭 손을 씻소. 손등이랑, 손바닥, 손톱눈까지도 깨끗하게.”

“아유, 알만하오. 그만하오.”하며 마스크를 껴보는 이때 병로친이 동네 사업일군들과 함께 찾아왔다.

“이보게들, 당에서 방역을 위해 마을 로인들에게 마스크 세개씩 공짜로 지원해준다오. 이분들이 나눠주러 왔소!”

“뭐?!” 그말을 들은 갑로친와 을로친은 모두 눈이 휘둥그래졌다.

“아니 그럼 이건?” 을로친이 자기가 끼고 있던 마스크를 벗어 보이며 어안이벙벙해 하는데 갑로친이 병로친과 사업일군들에서 눈을 껌벅이며 말했다.

“아, 이건 정부에서 주는 거라잖소, 저건 당에서 주는 거고. 참, 우리 중국이 살기 좋소! 그렇지?”

“아, 그러게 말이요! 역시 공산당이 최고요!” 병로친이 맞받았다.

그러자 환하게 옷으며 마스크를 낀 자기모양을 체경에 비춰보며 을로친이 말했다.

“어떻소? 마스크를 끼니 더 젊어 보이지 않소?”

“양, 멋있소! 새각시같소!” 그 말에 삼로친도 사업일군들도 즐겁게 웃었다.

“우리도 마스크를 나눠주는 방역 지원자가 될 수 있소?” 사업일군들이 나눠주는 마스크를 받으며 갑로친이 묻자

“되구말구요, 그렇잖아도 일손이 부족합니다.”라고 사업일군들이 말하였다.

“그럼 바로 일을 시작합시다. 이리 주오.”하며 삼로친은 사업일군들의 마스크 박스를 나눠 들었다. 그들의 가슴속에는 희열이 사품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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