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시
누구세요□ 김혜수
칠순 넘긴 며느리가
구순 시어머니 빤쯔를 갈아입힌다
다리를 절뚝이며
칠순의 어머니가 할머니와 씨름한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내 이마에 식은땀이 다 난다
귀 어두운 건 피장파장
하루종일 귀청이 터지도록
소리 질러가며 승강이다
빤쯔 하나 갈아입히는 것도 전쟁이다
한바탕 일 치르고 나서
눈이 어두워져
돋보기 끼고 신문 보는 손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누구세요?
이제 막 눈을 뜨고
세상구경 나온 것 같은
저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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