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랭이꽃 (외 3수)□ 백진숙

2020-07-03 08:23:39

여름의 스크린

가슴 한껏 열어젖힌다


푸른 기발 한짐 진 6월이

붉은 심장 한아름 안은 7월을 향해

헐금씨금 달려왔다

핑크색 자루 메고

빛마냥 날아온 8월의 령혼


셋은 힘 모아 일제히

초야에 불씨를 힘껏 내던졌다

점점의 반디불 날개에서

숲으로 타오르는 불멸의 불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거리는 슬픈 눈길로

시끌벅적대던 어제를 그리고

바람에 찢겨진 마트는

허기진 배 붙들고

인적 끊긴 회색빛 기침 깃는다.


경자년 초사흗날 저녁 여덟시

으깨진 무한상공에서 울려퍼지는

국가 합창소리

사람들 가슴마다에 울음꽃 심어주고

저마다 시간의 눈금 되돌려 감으며

나래치던 지난날 아프게 불러본다


해 달 별들도 마스크 착용하고

공포의 눈으로 인간세상 내려다보는데

언제면 조롱 속에서 풀려나나 물어보니

지구는 대답 대신 눈굽 찍으며

슬그머니 돌아앉누나


반성의 한페지 찢어

호주머니에 소중히 집어넣고

희망의 기발 추켜들고 다시 일어섰다.


민감도


근엄한 얼굴을 한 검역원의 부름소리에

흠칫 멈춰섰다

차디찬 체온측정기 손이 이마에 닿자


시각은 커다란 두 눈 들어

허공만 바라보고

촉각은 두 귀 도사리고

바스락 소리에도 달아날 태세다

온갖 신경과 감각 덩어리들이

굳어진 채로 달려와 일렬로 쭉 줄 섰다


일촉즉발의 긴장감

폭풍전야의 고요


가슴에 려권을 꼭 끌어안고

조심조심 량심을 저울에 떠보니

36도5

푸른등이 웃으며 손짓하고 있었다


스르르

평화의 문은 드디여 열리고

거기로 겨우 빠져나온 나는

춘삼월

해살 한줌 와락 움켜쥐고 얼굴에

아프게 비비고 또 비비다가

려행가방을 열어보니

민감도가 어느덧

조용히 잠들어있었다.


체온계


찢겨진 뉴스

쓰레기통에서 나뒹굴고

지구의 신음소리

아프게 귀전을 때리는데


숨 죽여 우는 시간 달래며

천사의 날개 되여

분노의 화살 날리며

검은 유령과 사투 벌린다


온몸 눈이 되여

이승과 저승 바르게 금 긋고

천평 우에 량심을 근 뜨며

생과 죽음 정확히 재단한다


혼신 다해 래일의 태양 떠밀어 올리는

  푸른 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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