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귀인□ 박노해
12월의 밤이 깊으면
고요히 방에 홀로 앉아
수첩을 펴고 한해를 돌아본다
나에게 선물로 다가온
올해의 귀인은 누구였던가
나를 남김없이 불살라 빛나던
올해의 시간은 언제였던가
세상을 조금 더 희망 쪽으로 밀어올린
올해의 선업은 무엇이였던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올 한해
나는 누구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였던가
누구에게 모질었던 그늘이였던가
누구를 딛고 올라선 열정이였던가
가만가만 눈이 내리고 여명이 밝아온다
새해에는 나 또한
누군가의 선물이 되고
별의 시간이 되는
올해의 귀인이기를.
귀인을 기다리지 말고 네가 귀인이 되라. 남으로 가서 귀인이 되고, 북으로 가서 귀인이 되라. 제 어머니 살아생전 ‘동으로 가나 서로 가나 남의 눈에 꽃이 되고, 남의 눈에 잎이 되라’ 하시더니 바로 그 말씀이였군요. 유난히 힘들었던 경자년은바야흐로 지나가고 신축년 새해 저마다 귀인이 되여 만납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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