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알리아와 무서리(외 8수)□ 한경애

2021-04-22 16: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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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길게 쑥 빼들고 가을 화단 밝히던 꽃

간밤의 무서리에 시커멓게 목 꺾었다

가지에 참새가 운다 짹짹 마른 울음을…


쌀밥에 배추김치


움에서 금방 꺼낸 배추김치 대가리 썩둑

쌀밥에 랭수 붓고 쭉쭉 찢어 얹어 먹는

세상에 둘도 없는 맛 산해진미 울고 간다.


등 산


산으로 올라갔다 내려오기 마련이다

소소리 높이 올라도 내려오면 제자린데

사람들 딛고 밟히며 가렬처절하더라.


가 위


가위에 잘린 나무 멋스런 신사 된다

암덩이 잘라내듯 아픔은 자신의 몫

미움도 탐욕도 싹뚝 마음 하늘 해맑다.


궁금증


한밤중 쾅당쾅당 구라파전쟁이다

봄풀처럼 일어서는 의문이 잠 쫓는다

싱거운 의문도 역시 못 고치는 고질병.


홍 시


떫고 신 풋풋한 맛 아하, 저건 청춘이다

불비로 익히고 서리로 뜸 들였다

행복이 이게 아닌가 시련 끝의 달콤함.


성에꽃


벽 하나 사이두고 만날 수 없는 사랑

로미오와 줄리에의 애끓는 사랑이다

마주한 애절한 눈빛 별이 되여 반짝인다.




거미줄에 포로당한 하루살이 그네 뛰오

한치 앞 모르는 게 인생이라 하지 않소

웃으며 살다가기오 한번 뿐인 인생을.


향 수


키 낮은 초가지붕 저녁 연기 정다웠다

황소의 영각소리 덜커덩 수레 소리

멍멍이 꼬리 흔들며 곰살갑게 맞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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