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등 (외 1수)□ 박영옥

2021-12-03 09:16:01

엄마같이 층계를 오를 때면

나보고 업히라고 등을 내민다


엄마는 순간이나마 잊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이 구십고령임을


이미 바나나처럼 휘여들었건만

내가 다리가 부실하다는 리유로

나를  아직도 업고 싶어하는 엄마!


엄마 등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적혀있다.

가난했고 힘들었던 삶의 무게는

엄마의 등을 지지눌렀지만

엄마는 그 등으로

아침이슬같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희망으로

어두운 가슴에 화사한 정원을 가꾸셨다.


엄마는  등으로

우리 집의 곤혹을 무마해주셨고

희망의 노래를 엮으시면서

구멍난 삶을 한뜸 한뜸씩 기워내셨다.


엄마의 등은

나와 엄마의 도란도란 오가는

이야기 마당이였고

내 꿈도 엄마 등에서 아롱졌다.

장애라는 서러움도

엄마 등에 엎딘 채 토해냈고

얼룩진 운명을 거기에 적어놓기도 했다.


엄마의 등은 나의 요람

엄마의 등은 내가 자맥질하던 늪

엄마의 등은 새싹을 키워준 옥토

엄마의 등은 내가 춤추던 무대

엄마의 등은 광풍을 막아주는 성벽

엄마의 등은 만경창파를 헤치며 달려온 륜선의 안온한 항구

내 성취의 태양을 떠올린 지평선이였다.

난 엄마의 등을 무던히도 괴롭혔지만

그것을 락으로 여기시는 엄마는 마음으로

어느 순간이라도 날 내려놓으려 하지 않으신다.


엄마 등은 이미 활등이 되였지만

하냥 따스하고 포근하다.



가을의 그리움


그리움으로 꽉 찬 가을의 하늘

푸르기만 하다


기다림과 그리움으로 뒤척이는 이 밤도

갈망의 풍경은 푸르기만 하다

가을의  진한 그리움은

하나의 추억이 되여

늘 가슴에서 파도로 일렁인다.

새봄이 오기 전에

향기 먼저 풍겨온다.

가까이 오지 않았는데도

코끝이 간지럽다.

가을인데도 마음에

파란 싹이 돋아남은

어느 성급한 싹이 풍기는 향기일가?

그리움으로 찬 가을은

  점점 높아가고 멀리로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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