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홰불 (외 2수) □ 김 준
-약수동 박상활 렬사 심은 수양버들을 읊다

2022-09-08 21:07:42

아니

수양버들만이 아니외다

한세기의 비바람 헤치며

시퍼렇게 타오르는 홰불


약수동 언덕 우에

꿋꿋이 솟아올라

높은 하늘 휘휘 저으며

푸른 정기 나눠주는 수양버들


암흑한 세상

미래 꿈을 품은 투사

사랑하는 안해와 함께

손수 심은 애어린 버드나무


피어린 세월 속에

왜적들과 싸움에 굴함없이

토벌의 불에도 타지 않고

선렬들의 장한 뜻 품어온 나무


우람차게 굵어진 기둥

거멓게 고랑 패운 껍질

무성하게 우거진 가지

어쩌면 항쟁에 떨친 전사인 듯


살아서 싸우기 위하여

얼어 썩는 발 스스로 자르고

죽어도 동지들 구하려

고함치며 절벽에 투신한 용사


후대들 행복을 바라고

잔악한 원쑤를 족치며

이 땅의 해방을 찾아온 선렬

영원한 생으로 회귀한 혼백!


그 넋을 머금은 수양버들

영렬들의 간곡한 념원 안고

백화만발 중화의 대지 우에

찬란한 꽃구름 피우고 있거늘


아니

수양버들만이 아니외다

여기

선렬들의 꿈이 서린 홰불

세월의 산마루에 치솟아서

사랑의 불길로 타오르고 있나이다.



선바위

-룡정 명동의 선바위 앞에서


차마

눈을 감지 못해

눕지도 아니하고

지나온 세월을 굽어보며

창공에 우뚝 치솟았는가


거멓게

멍들은 가슴을 안고

빼앗긴

삶의 자유를 되찾으려

먼 하늘 향해

강철의 발톱을 뻗치고

먹구름 가시던 선바위


정의에 떨친

지사들의 심장을 벼려주고

원한에 떨던

겨레들의 항쟁의 불길 되여

피빛노을 휘감고

선구자의 꽃 피우던 선바위


언제도

이 땅의 푸른 생령들

살아 숨쉬는 넋으로

공활한 하늘 복판에

인류운명의 꿈을 띄우며

흰 비둘기떼 날리는 선바위


오늘은

해맑은 하늘을 떠이고

오가는 바람의 길목에서

푸른 소나무 등에 지고

흐르는 력사의 등탑 되여

찬란한 새 앞날을 가리킨다.



봉오동 샘치물

-봉오동항일전적지를 답사하면서


소리없이

봉오동 바위틈에 용솟아

출렁출렁

맑은 물결 감뛰던 샘치물


집터 잃은 겨레들의

재생의 생명수 되고

항전에 떨친 지사들의

타는 목 추겨주던 샘치물


야망에 날뛰던 왜적떼에

저주의 불벼락을 안기고

대승전의 환호소리 함께

축배의 가슴 열던 샘치물


오늘은 바로 그 샘물이

망망한 호수 이루었구나

저기 푸른 하늘 껴안고

물새 예는 봉오동 저수지


고려령 병풍을 휘두르고

초모정자산 밑굽 적시며

짙푸르게 우거진 수풀 속에

숭엄하게 설레이는 수원지


백년 세월은 흘러갔어도

예같이 치솟는 푸른 정기

영렬들의 꿈결처럼 파도치며

만백성들의 가슴을 적셔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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