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집하의 래일을 그려본다□ 최장춘
최장춘 2023-01-20 09:48:49
력사의 강 연집하(烟集河), 세월의 폭염과 혹한을 이겨내며 춘하추동 줄기차게 흘러온 시민들의 강이다. 팔도향북쪽산기슭에서 물줄기 생겨 줄곧 남쪽방향으로 굽이굽이 흘러 부르하통하와 합류하는 과정에 전설 속의 봉금망아지가 연기를 자오록이 휘감아올려 연집하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연기가 쉽사리 흩어지지 않아 보물이 넘쳐났다는 설을 들어보면 석인촌골안을 에돌아 흐르는 연집하엔 어쩐지 노다지타령이 많은 것 같다. 그 재부를 지켜나선 듯 연집하의 길목을 척 버티고 막아선 뾰족산은 파수병의 창날같이 금방 짓누르는 구름을 깨쳐버릴 듯한 저돌적인 위압감이 있다.
독거로인들의 삶에 중시를□ 조려화
조려화 2023-01-13 08:59:39
얼마 전, 지인이 죽음의 문턱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오래전에 남편과 사별하고 하나 뿐인 아들은 외국으로 나가다 보니 시골에서 홀로 터밭을 가꾸며 지내는 분인데 추워진 날씨에 석탄불을 때고 잠이 들었다가 경미한 일산화탄소 중독과 중풍으로 의식을 잃은 채로 나흘 만에 동네사람들에 의해 발견된 것이였다. 병원으로 급히 이송되여 간신히 정신을 차리긴 했지만 현재 음식도 겨우 삼키고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였다. 실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시와 질투, 그리고 빛□ 남옥란
2022-12-30 09:19:19
코로나 일지□ 리은실
2022-12-16 09:38:07
남이 하는 것은 꼭 해야 하는 성미인지라 아뿔싸 덜컥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지인들의 련이은 확진 소식에 “어이쿠 저런 저런, 이를 어째 끌끌.” 하며 관망하던 위치에서 내가 당사자가 되였다.
비연호 속 문단거장의 얼골□ 김혁
2022-12-09 09:11:27
비연호(鼻烟壶), 코담배를 넣는 작은 병을 일컫는 말이다.
쌈닭에게 바람이 있었으니…□ 리은실
리은실 2022-11-24 18:46:23
지난 주말 가족들과 같이 북경시교에 있는 동계올림픽공원으로 가족나들이를 다녀왔다. 집과 멀어서 당일치기로는 힘들 것 같아 호텔을 예약하게 되였다.
역지사지□ 리련화
리련화 2022-11-18 09:01:21
비가 칠칠 오던 어느 날, 친구들과 밖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낯선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기자의 사명감 □ 남명일
남명일 2022-11-04 09:10:59
사전에서 사명감이란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기자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어제 같은데 눈 깜박할 사이에 3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렀다. 30년 동안 나는 기자라는 사명감을 한시도 잊지 않고 두발에 땀이 나도록 열심히 달려왔다.
질문의 녀왕 □ 정지연
정지연 2022-11-01 14:21:34
내가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친구는 질문에 일가견이 있다. 내가 어릴 때 몸이 약했다고 하면 “몸이 약했다는 게 어떤 정도를 말하는 거지? 례를 들어봐” 한다. 누가 싫다고 하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왜 싫은지 사실로 설명해보라고 한다.
내버려두자, 의견 차이□ 리련화
리련화 2022-10-27 23:35:04
친구 둘이 어떤 사실을 두고 서로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별로 큰 일도 아니였다. 하지만 어쩌구려 두 사람이 같은 골목에 들어서서, 한쪽이 피해야 한쪽이 지나가게 생겼다.
간언은 나를 밀어주는 밑거름□ 리삼민
리삼민 2022-10-21 09:10:48
당태종의 시대는 ‘정관의 통치’로 하여 중국 력사에서 길이 추앙되는 황금시대를 맞이했는데 그 시대를 여는 데 마멸할 수 없는 공헌을 한 사람은 목숨을 내걸고 200여차의 간언을 제기한 위징이였다.
인터넷 오역 이대로는 안된다□ 한영남
한영남 2022-09-23 10:12:10
얼마 전 인터넷에 오른 글 한편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프렸다. 아무리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온라인세상이라고 하지만 글을 쓰고 읽는 작자와 독자 사이에 서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 그런데 그 문장을 한번 훑어보고 이마살이 구겨졌다. 내용은 그런 대로 넘어가줄 만했으나 오역은 그저 넘어갈 일이 아니기에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를 느꼈던 것이다.
‘엣지볼’ 능수들□ 김영택
2022-09-16 10:33:32
해마다 추석이 되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고요히 계시고 있는 양지바른 소나무 숲을 찾아 벌초도 하고 제물들을 차려놓고 절을 올린다. 산소에 챙기고 갈 제물을 사느라 말 그대로 뻔질나게 슈퍼로 돌아다니며 미리 준비를 했다. 상가들마다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이리저리 월병을 진렬해 놓고는 이른바 사구려 소리도 서슴치 않았다.
하늘이 바다처럼 파래질 때□ 정해선
정해선 2022-09-08 21:13:28
하늘이 바다처럼 파래지는 가을, 내게는 너무나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계절이다.
고 향 정□ 김복순
2022-09-06 08:52:05
세월이 흘러 강산이 수십번 변해도 하냥 잊을 수 없는 것이 고향이 아닌가 싶다.나의 고향은 원 연길시소영공사 민흥 3대이다. 옛날 우리 하얀 초가집은 높고 푸른 하늘 아래 병풍처럼 둘러선 울긋불긋한 앵두나무, 살구나무, 오얏나무, 사과배나무가 숲을 이룬 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다. 처마 밑에 주렁주렁 달아맨 빨간 고추타래, 종자로 달아맨 강아지꼬리 같은 조이삭들과 방치 같은 옥수수이삭들, 집마당 남쪽에 담배대를 가쯘하게 잘라 바자를 세운 넓은 채마전, 채마전 서쪽 우리 안의 꿀꿀이, 수시로 영각하는 둥글이, 우불구불한 수레길… 그야말로 동화 속 어린 공주의 집처럼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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