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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치기”는 전통미덕

□ 장경률

  • 2011-09-21 09:39:11

전에 이름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는 한 자선가가 거금을 해당 부문에 전하여 대학입학생중 빈곤한 학생들을 부조해줄것을 바랐다는 소식이 주내 매체에 실렸다. 청화대학 입학생을 비롯한 대학입학생 다섯명이 등록자금을 해결하는데 큰 보탬이 된것이다. 물론 자선가는 이름도 주소도 밝히지 않고 흔연히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이 뉴스를 시청하면서 순간 뜨거운 그 무엇이 용솟음쳐오름을 금할수 없었다.

이로부터 어릴 때 로인들에게서 전해들은 “담치기”미담이 떠오른다.

먼 옛날에도 우리 겨레들은 해마다 초봄부터 앞만 보고 일에 쫓기다나니 세밑이 되여야 비로소 한해를 돌아보고 이웃도 살펴보는 여유를 갖게 되였다. 그때면 동네 이상어른들은 아이들을 시켜 풍물을 치며 집집이 돌아다니게 한다. 그러면 집집마다 나름대로 쌀자루를 풀어내주는데 이를 모아 로인만 사는 집이나 중병에 시달리는 집안, 가난한 집들을 돌아다니면서 담너머로 곡식자루를 던져주고 간다. 누가 이런 곡식자루를 주고 갔는지 알지 못하였다. 알아도 모른체하였다. 가난한 이웃들이 추운 겨울과 설명절에 배를 곯지 않게 보살피는 이웃정이였다. 도움을 받은 이웃은 후에 춰서면 그 은혜를 배로 갚았다.

늘날 우리 주변에서도 불우이웃돕기활동이 수시로 펼쳐지고있다. 회사에서, 단위에서, 기관에서, 무릇 집단이 형성된 그런 곳이면 당연지사로 여겨지고있다. 얼마 입지도 않은 새옷을 내여놓거나 넉넉치 못한 살림에서도 수백원이나 의연하는 아름다운 행동을 수시로 보게 된다. 이렇게 모여진 물자나 성금은 그자리로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전달된다. 참여자들의 진심이 푹 배이고 받는이들도 소박한 기쁨을 느끼는 이런 값진 자선활동은 언제나 광범한 호응을 받는다.

고로 “베푸는자는 받는자보다 복하다”는 격언이 전통미덕으로 전해내려왔다. 무릇 베푼다고 하면 우선 남을 위하여 그 무엇을 하였다는 즉 다시 말하면 곤경에 처하였거나 원조를 갈망하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었다는데서 오는 만족감에 자기도취되기에 자기절로 즐거움을 금치 못한다는 얘기다. 받은자는 물론이고 베푼자도 그 순간 한갈래의 따사로운 감정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아오름을 감지하게 되는것이다.

“남몰래 주는 일”,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일은 그것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본인 스스로에게 무한한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한다. 더우기 생색을 내지 않고 남몰래, 본인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주는 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에게 더 큰 기쁨을 안겨준다.

남몰래 주는 일”, 실상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런 조건없이 준다는 뜻이다. 그 어떤 계산이나 뒤에 돌아올 보상따위를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선의와 자비와 측은지심으로 돕는다는 뜻이다. 그 고결한 뜻에 하늘이 감동하고 하늘이 움직인다.

웃간에 서로 물건이나 돈으로 도와주고 자기 힘을 보태면서 어려움을 풀어주고 종이장도 맞들면 가볍다고 하면서 조그마한 편리라도 도모해주는것은 전통적인 거의 본능에 가까운 아름다운 거동이였다. 물론 이는 선행의 일종이지만 오늘날 우리들이 널리 일반화하고있는 자선사업과는 많이 다르다. 오늘날의 자선은 서로 모르지만 조직적인 활동을 통하여 그 무슨 바람도 없이 체계적으로 소리없이 펼쳐지는것이다. 여기서 자선활동참가자들은 그 무엇도 바라는것이 없다. 오직 그 이름모를 상대자가 자극을 받지 않으면서도 어려움을 헤쳐나가기만 바랄뿐이다.

움줘도 남모르게, 이런 현대판 “담치기”는 정녕 해가 가고 세월이 흘러도 지속적으로 고양하여야 할 우리 민족의 고매한 정신이다. 어려울 때 쌀독을 채워주는 이웃, 온기 없는 집안을 살펴보고 난방시설을 갖춰주는 이웃, 이런 “설중송탄”은 오늘날에 이어서 명년, 후년 이렇게 대대로 이어지리라 믿어마지않는다.

론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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