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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묘조장

□ 장경률

  • 2013-10-09 10:36:47

“XX네 애는 이제 다섯살인게 천자문을 외운답데.”

“XX네 손자는 네살인게 구구풀이를 할줄 안다오.”

이런 말을 들은 젊은 부모는 자기 아이도 머리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싶고 천재로 키우기싶어 덩달아 언어공부를 시키고 수학풀이를 시킨다. 헌데 어린것이 어찌 부모 마음을 알랴. 그냥 어리뻥뻥해서 왕청같은 대답을 한다. 아무리 배워줘도 그 상이 장상이다. 그래서 “석두”가 아닌가 혹은 저능아가 아닌가고 의심한다. 어린아이들을 이처럼 맹목적으로 비기면서 조기교육에 열을 올리고 조기공부에 몰입하는 부모들을 심심찮게 볼수 있다.

“발묘조장(拔苗助长)”이란 성구가 있다. 한 어리석은 농부가 자기 집의 밭 곡식이 이웃집것보다 못한것을 보다 못해 빨리 자라라고 한포기 한포기 잡아당겨놓았는데 결국 모두 말라죽고말았다고 한다. 우리에게 맹목적이고 어리석은 조기교육이 되려 아이를 망치게 한다고 타이르는 옳바른 가르침이라고 생각된다.

저명한 아동교육학자 변기원박사는 그의 저서 《두뇌야 놀자》에서 “아이의 두뇌와 마음은 단계적으로 성장한다”고 지적하면서 “그래서 시기에 맞춰 순차적으로 발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력설하고있다. 신체의 변화는 목을 들고 몸을 뒤집고 서고 걷는 등 눈에 확연히 보인다. 하지만 두뇌의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기때문에 단계적으로 발달하고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기에 아이의 변화를 정확히 관찰하는것이 필수적이다. 옆집 아이에 비해 말을 빨리 배우는것에 기뻐할것이 아니라 아이의 발달단계가 말할줄 아는가 하는것을 확인하는것이 중요하다는것이다.

우리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와 주변의 또래 아이를 비교하기를 즐긴다. 그래서 자기 아이가 또래 아이들보다 말을 늦게 하거나 표현력이 못하다면 걱정이 커지고 마음이 조급해 단순하게 그것만 치료한다. 혹은 다른 애들보다 더 훌륭하게 키우려는 욕심에서 조기교육에 몰입하면서 아이들의 발달단계를 무시하고 요구를 높인다. 이런 조급성은 절대 금물이다.

“아이는 아이로 보아야 한다. 대자연은 아동이 성인으로 되기전에 아동다울것을 요구한다. 만약 우리가 이 순서를 혼란시킨다면 너무 조숙한 열매를 따게 될것이다.” 프랑스의 걸출한 계몽사상가, 교육가 루쏘(1712년-1778년)가 부모들에게 한 경고이다.

활발하고 단순하고 구속도 느끼지 못하고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행동하는것이 바로 아이들의 천성이다. 하기에 부모들은 맹목적인 조기교육으로 아이를 급히 성숙시키려 하면서 채 익지 않은 과일을 너무 일찍 따려고 덤빌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점차적으로 건실하게 키우는데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것이다. 아이들에게 느슨하고 거뿐하고 즐겁고 자유로운 환경을 마련해주어야지 항상 긴장되고 이런 공부, 저런 과외에 자유를 빼앗기고 속박 받는다면 오히려 발전이 더디게 될것이다. 두뇌발달단계를 무시하고 아이들의 상태를 감안하지 않고 어른들의 욕심으로 어른들의 방식에 따라 진행하는 조기교육, 맹목교육은 아이의 발달장애를 일으키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교육의 중심에는 부모의 기대가 아니라 아이다운 아이가 있어야 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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