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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렬사의 날 즈음에

신연희

  • 2014-09-29 15:45:48

얼마전 무심코 튼 방송에서 혁명렬사 그리는 그 시절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군인이였던 남편을 전쟁에서 잃은 고모할머니가 한마디 하신다.

“요즘 세월이 참 좋긴 좋나봐. 내 마음도 이젠 많이 무뎌졌네. 남편 생각이 안나.”

옆에서 가만히 이를 지켜보던 중학교를 다니는 조카녀석이 입을 삐쭉하며 한마디 한다.

“그때 영웅들은 왜 아까운 목숨까지 덜컥 내놓았습니까...”

조카의 한마디에 왠지 씁쓸해났다.

하긴 요즘 세대에게 혁명렬사, 항일전쟁이라는것은 가깝지만 먼 력사다. 혁명렬사를 거론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몰려서인지 아무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렇다고 무작정 비난할만한 일은 아니다. 지금의 세대가 세상이란것을 인식하던 때에는 전쟁의 흔적이라곤 찾아볼수가 없었다.

그나마 필자가 자란 시골에서 전쟁의 흔적이라고 볼수 있었던것은 돼지에게 줄 사료를 푸기 위해 남겨놓았던 철갑모. 그리고 간혹 마을의 년세있는 할아버지댁 창고에서 흔하게 보였던 몇가지 군용 물건들이 전부였다. 게다가 마을에서 얼마 안 떨어져있는 곳에 설치되여있던 혁명렬사기념비 울타리 부근은 쓰레기를 던지는것을 금지한다는 경고문까지 설치되여있을 정도로 관리가 허술했다.

청명이나 추석이라도 기념비를 찾아 선렬들에게 헌화를 해본 기억이라곤 중학교때 학교에서 단체로 조직했던 활동때가 마지막이였는것 같다.이런 활동도 이제는 시골에서 찾아 보기조차 힘들다.애들이 적은 원인외에 다른 원인도 없지 않아 있는것 같다.

이처럼 조금은 아이러니한 세상을 살고있는 요즘,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나라에서 올해부터 해마다 9월 30일을 혁명렬사기념일로 정한것이다.

“력사를 망각한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왜곡된 력사의식을 지니거나 선렬과 력사의 존재를 가벼이 여긴다면 그 뿌리가 흔들릴수도 있다것이 기념일 설정의 리유중 하나였을것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있는 눈부신 경제성장과 자유는 그냥 얻어진것이 아니다. 지금의 자유와 평화를 보존하기 위해서 우리는 참혹한 전쟁에서 사라져간 단 한사람의 희생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이름 없는 혁명렬사에 대한 고마움을 어찌 하루에 다 갚을수 있을가 싶지만 그대로 이날 하루쯤이라도 꼭 그 의미를 되새기는것이 그들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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