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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고향집 축제의 멜로디 2015 연변TV 음력설야회 단상

  • 2015-03-05 07:58:13

그 계기가 양력설인가 음력설인가 하는 차이는 있지만 해마다 지구촌 곳곳에서 송구영신의 축제(외국은 보통 신년음악회, 제야음악회나 신년경축음악회라는 이름으로, 우리 나라는 일반적으로 음력설야회라는 이름으로)가 열린다. 모두다 주어진 삶에 기쁨과 향기가 넘치게 하고 고달픈 인생에 탄력을 부여하기 위해 가지는 경건한 의식인듯하다.

우리에겐 연변TV음력설야회가 있어 다행이다. 련휴가 지나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우리 문화의 고향집 룡정시의 해란강극장에서 촬영된 축제 2015년 연변TV음력설야회가 남긴 감동의 파문은 좀처럼 잦아들줄을 모른다.

한 시청자로서 나는 무엇보다먼저 TV방송국 문예부 차명화주임과 리상호총감독이 사전에 피로하고 방영으로 확인된 야회의 주색조—“정중하고 우아하며 고상한 예술무대를 위주로, 긍정적에너지의 전파를 주선으로 한다。”는 착상에 찬사를 보내고싶다. 음력설야회를 우리 민족의 문화수준을 대표하는 성대한 축제로 간주하고 그에 걸맞은 예술성, 신성성에 포인트를 두련다는 문예방송의 선언이라고 사료되기때문이다.

아니나다를가, 저 동트는 아침의 장엄한 정서를 유장한 선률에 담은 서곡 녀성독창 “해야 솟아라”와 더불어 등롱을 든 우아한 춤군들의 군무가 펼쳐지고 룡정을 찬미한 녀성독창 “해란강 여울소리”로 막을 연 야회는 고향집, 고향정이라는 공통분모를 부각하면서 상봉과 화합의 점입가경을 이루었다.

꿈결에도 고향을 그리는 절절한 마음이 바로 예술이다. 타향에 사는 고향의 아들딸들이 귀성객으로 부른 노래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려주었다. 한해연이 속삭이듯 다정다감하게 부른 노래 “언제나 고향과 함께”는 고향애의 절절함으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중의 애창곡을 현대음악의 절주로 고쳐 부른 김미아의 노래 “타향의 봄”은 옛노래에 부여된 독창적인 해석으로 활기와 신선감을 배가시켰다. 김윤길가수가 진지하고 편하게 부른 노래 “고마운 사람”도 청춘의 활력을 전해주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전에 베이스 림성호와 가수 딸의 대창이 인상적이였었는데 이번에는 야회중반에 대표적인 소프라노 한선녀 모자가 잔잔하고도 진정어린 대창 “엄마의 메시지”를 불러 또 다른 감회에 젖게 했다. 리산이 새로운 정상상태로 된 오늘 유명가수 모자의 애틋한 모정이 고향애, 가족애 정감의 강물에 도수를 더해주면서 정서적인 소고조를 일으켰다.
우리 고향집은 그러나 고인 우물도, 높은 바자를 둘러친 외딴 동네도 아니다. 오늘의 고향집은 횡적으로 친척 많고 친구 많은 지구촌 족속의 열려있는 현대광장 그것이다. 작년엔 야회에서 조선 예술인들의 모습을 볼수 있어서 반가웠었고 올해 무대에는 한국 KBS MC 한석준, 가수 박상철(”황진이”를 부름), 리지훈(데뷔곡 “왜 하늘은”을 부름), 김용임(”고향 가는 길”을 부름)등 방송인과 연예인들이 왕림해 사회를 맡거나 유명가요를 열창하는 바람에 야회는 한결 다채롭고 세련된 양상을 보여주었다. 명년에는 지척에 있는 로씨야 예술인들의 고아한 풍채를 감상할 차례가 아닐가싶으면서 동북아 금삼각지대 우리 고향의 위상변화에 새삼 금석지감을 금할수 없다.
야회는 종적으로 지난 력사의 추억을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항일전쟁과 반파쑈전쟁 승리 70주년을 맞는 해에 야회무대에서 “뿌리” 련무(连舞)와 더불어 “학도가”, “자유가”, “선구자”,”결사전가” 등 옛노래 련창을 들려주어 시청자들에게는 우리의 오늘을 위해 헌신했던 투사와 선렬들의 넋을 되새기고 그 숨결을 더듬어보는 소중한 자리였다.
야회는 또한 약소군체의 “우매”를 조소하고 장애자를 조롱하는식의 구태와는 차별화된 소품 “집으로”(도덕), “약속”(환경보호)과 함께 무언극 “지키며 삽시다”(무분별한 광고딱지), 황당극 “소송”(불효)같은 현실 고발과 비판의 작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우수교통경찰 사적을 형상화한 소품 “아침”은 아직 대화의 억양, 악센트가 미타한 결함이 남아있긴 하나 감동적인 주제, 실감나는 연기, 상대적으로 정화된 대사로 괄목상대하게 하는 수작이였다. 나는 공영방송을 흐리우고 배우의 존엄, 후대교육과 문화적분위기에 손상을 주는 쌍스럽고 저속한 표현과 오염된 대화, 한어람발, 구차한 억양을 희극이나 유머인듯이 착각하는 경향때문에 소품을 경원시하는 편이였지만 “아침” 같은 작품이라면 얼마든지 찬성표를 내줄 용의가 있다. “아부재(부친, 아버지)”, “빵쟈(绑架)”,“창화돤숴(长话短说)”,“동무, 쌍(上)”,“저것들이 정신나갔재?”,“법에 꼬(告)합니까”, “변호사를 꾸(雇)했습니까”, “쏘려산다”, ”초두비”, “공작만 공작이라 했지”, “(손님을 상대하며)먹으시오” 등 용어, 억양, 악센트들이 려과없이 방송, 심지어 위성방송까지 탄다는 사실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면서 “방송언어는 (언어)교과서”이고 “영국배우는 단역을 해도 사투리를 못 쓴다”는 한국 김동건사회자의 말을 되새겨본다. 그리고 이번 야회프로가 “지저분하거나 쌍스러운 단어가 전혀 없이 우아하고 예술성 높다”고 적은 네티즌의 반영도 곁들인다. 야회언어에 관해 네티즌은 나보다 관대한 편이지만 “지저분하거나 쌍스러운 단어”에 대한 염오만은 일맥상통한다고 하겠다. “대중이 좋아해서 쓴다”는 변명은 창백하고 설득력이 없다.
이번 야회에서 가장 이채로운 부분은 국내 56개 민족 관련 가요중에서 고른 명곡집성이다. 김순희가 부른 “아리랑”, 꾸리즈파얼이 부른 “애인”, 김흥국이 부른 “천국”, 김소연이 부른 “아리산의 처녀”, 박소연이 부른 “청장고원”, 렴수원이 부른 “중국” 등 가요, 가곡자체가 워낙 명곡들이고 그 곡을 부르는 영광을 누린 가수들이 행운스럽다. 세월의 엄선속에 살아남은 음악이 명곡이다. 피부색 갈이 다른 지구상의 그 어느 민족이 들어도 자연스레 령혼을 담아 공감할수 있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음악은 예술의 신성성을 구현한 인류공통의 재부이다. 저 경전적인 아리랑고개, 양떼 흐르는 광활한 초원, 태고의 부름을 안고있는 첩첩산봉, 시골길에서 서서 애인을 기다리는 버드나무, 그리고 산 높고 벽계수 맑은 아리산의 처녀 노래는 누구나 깊은 공감을 경험할수 있는 명곡들이니 어찌 빛을 발하지 않으랴.
이 면에서 야회에 소프라노 박경숙이 부른 이딸리아명곡 “뜨거운 안녕”을 클라이막스 고조부분에 배치한것은 금상첨화이다. 자막설명처럼 독일 권투선수 은퇴경기를 위해 창작된 노래 같지는 않다. 그전에 이미 “그대와 함께 떠나리”라는 제목으로 창작(작사 루치오 콰란토토, 작곡 프란체스코 사르토리)되여 장님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의 솔로곡으로 불려지면서 일반화된 세계명곡이다.
수준급 야회에 세계명곡 한곡뿐이여서 아쉽지만 아무튼 고향집 축제는 종으로 횡으로 촉각을 뻗어나가다가 드디여 세계의 형제들과 반가운 해후를 하였다. 지구가 하나의 고향이다. 나라든 지역이든 페쇄를 벗어나 세계를 무대삼아 천하 형제들과 마음 적시는 감동을 공유할 때 그들의 자손들은 축복받은 존재로 되고 그들의 앞날에는 예술다운 예술의 고지가 펼쳐지게 되지 않을가. 우리 야회도 좀씩 창작품을 취급해야 하겠지만 남들처럼 해해년년 자지방, 자국과 세계의 명곡(세계 공통어) 유산을 발굴, 리용, 재해석하면서 야회의 품위와 질 향상을 도모하는 노력이 더구나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2015연변TV음력설야회”가 꿈과 희망을 열창한 김선희의 독창 “푸른 꿈”과 비상의 이미지로 흥겨운 황기욱(작곡), 김영화(안무)의 무용 “날개”를 종장으로 막을 내렸지만 세계속 조선족 만남의 자리 추억의 자리 축복의 자리 소망과 희망의 자리였던 야회의 여운은 시청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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