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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녀성의 배역

  • 2015-04-28 15:10:19

저녁식사 시간대가 되면 각 방송사마다 맛집프로 열전이다. 계절에 맞춘 먹거리정보들로 한가득이라 보기 좋아하는 편인데 어느날 문득 프로마다 똑같은 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안해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남편은 뒤짐을 지고 지켜보다가 안해가 맛을 보라고 한술 떠주면 음미해보고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을 짓는것이다.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안해의 얼굴에도 행복의 미소가 떠오른다.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어떠한 불편함도 느끼지 못하는 안해와 남편의 역할이다.

출판사 편집인 친구가 말하기를 어떤 독자가 문의전화를 걸어와 “안해: 여보, 나 오늘 저녁 늦을것 같소/ 남편: 당신도 건강 생각하면서 일해요.” 이 부분을 두고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혹시 오타가 아닌가 문의했다고 한다. 과연 원본과 대조해보니 안해와 남편이 뒤바뀌였던것이다. 독자는 하루빨리 이런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사회가 와야한다고 부언까지 했다.

습관대로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조금만 뒤바뀌면 그 차이가 엄청나게 느껴지는 배역이 안해와 남편이다.

대학교 시절 녀교수님이 명절을 쇠고 나와서 “조선족 녀성들은 명절이면 너무 힘들다.”고 넉두리를 했는데 철없는 우리는 그것이야 말로 조선족녀성의 전통미덕이라고 코멘트를 달았었다. 지금에 와서 내가 가정주부로 돼보니까 그것이 얼마나 한심하고 무책임한 코멘트였던지 뼈저리게 느껴진다.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문화는 아직도 남성 우위이다. 올 4월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애플시계도 생리주기를 측정못한다고 비꼬는 목소리가 있었다. 혹자는 무슨 정신나간 페미니즘이냐고 반문할수 있다. 하지만 시커먼 남성들로 우글거리는 기술개발분야거나 행정분야에서 녀성을 감안한 아이디어, 혹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감안한 결책이 나오지 못해 아쉬울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남녀사이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너 좋고 나 좋으면 그뿐이다. 다만 뿌리깊은 전통이니 원래 습관이 그러하니 등 리유의 자대를 갖다대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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