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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그 단어가 담은 묵직함

신연희

  • 2015-07-06 08:22:44

문학작품의 리뷰는 늘 나에게 어렵기만 하다. 그것을 너무나 감명깊게 읽어도 그 감동을 오롯이 전하기에 내 어휘력이 너무 빈약하여 힘이 든다. 작품이 어렵거나 난해해서 잔뜩 불만만 남더라도 감히 내가 어찌 문학거장들의 작품을…이라는 무례함에 선뜻 글을 시작하지를 못한다.

그중에서도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내 실력이 비참할 정도로 형편없는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된다. 그의 작품은 알것 같다싶으면 저만치 멀어져버린다. 읽으면 읽을수록 뇌가 꼬여가는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감히, 오로지 내가 읽고 내가 느낀것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저 한다.

《녀자 없는 남자들》, 20대 녀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하루키가 이번엔 “아저씨”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설집을 들고 나왔다.

중년남성들의 상실감을 그린 작품, 이 작품은 읽어내려가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가족부양에 전전긍긍하다가 소모되면 버려지는 쓸쓸함과 고독에 빠지는 우리 시대 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는 독자리뷰, 사랑하는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는 독자리뷰…

책을 다 읽은 지금까지도 나는 여전히 오리무중에 있다. 과연 하루키는 어떤 메시지를 넌지시 던지고있는걸가?

문득 책을 읽으면서 하루종일 머리속을 맴돌던 구절들이 생각난다.

“세상에서 두번째 고독과 세상에서 첫번째 고독 사이에는 깊은 골이 있다. 아마도 깊을뿐만아니라 폭도 엄청나게 넓다. 이 끝에서 저 끝으로 채 건너가기도전에 힘이 다해 떨어져버린 새들의 주검이 골 바다가에 높은 산을 이루었을만큼.”

“어느날 갑자기, 당신은 녀자 없는 남자들이 된다. 그날은 아주 작은 예고나 힌트도 주지 않은채, 예감도 징조도 없이, 노크도 헛기침도 생략하고 느닷없이 당신을 찾아온다. 모퉁이 하나를 돌면 자신이 이미 그곳에 있음을 당신은 안다. 하지만 되돌아갈수 없다. 일단 모퉁이를 돌면 그것이 당신에게 단 하나의 세계가 되여버린다. 그 세계에서 당신은 녀자 없는 남자로 불리운다. 한없이 차거운 복수형으로…”

소설집에는 7개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다. 모두 사랑하는 녀인 혹은 사랑했던 녀인의 현재 또는 과거의 기억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라는데 공통점이 있다.

흥미로왔던것은 내가 여태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이 남자가 녀자를 떠났다. 례를 들면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골드문트가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려행을 하면서 만난 녀자들은 한없이 골드문트만을 기다렸고 조금 다른 의미이지만 《달과 6펜스》에서 스트릭랜드는 안해를 두고 떠난다….

그것이 꿈을 위해서든 외도때문에서든 말이다.

책의 제목만 보고 덥석 손에 쥐였던 이 책에 대한 나의 첫 기대는 아마도 “나는 녀자 없어도 잘산다”, “녀자에 목 매이지 않고 꿈을 위해 산다”는 식의 강한 남성상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하루키는 녀자가 떠남으로써 남자가 느끼는 공허함, 처량함, 슬픔, 쓸쓸함과 고독을 아주 치밀하게 묘사하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오늘도 나는 여전히 횡설수설, 역시나 하루키의 작품을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과연 하루키는 독자들에게 어떤 여운을 남겨주려고 했던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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