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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그 외롭고 힘든 길에서

  • 2015-11-11 14:58:40

기자, 너무나도 현란하고 매력이 넘치는 이름이고 많은 사람들이 흠모하는 직업이고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대상이다. 적어도 내가 이 직종에 몸을 담그기전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처럼 매력적인 이름을 가진 직업에 투신하고보니 기자직업이란 마치 얼음산과 같은것임을 뒤늦게야 알았다. 멀리서 보면 해빛에 반사되여 오색령롱한 빛을 뿌리는 이 아름다운 산은 오르고 싶은 충동이 일게 되지만 직접 올라보면 그처럼 외롭고 힘든 길임을 알게 된다. 미끄러 떨어져도, 뒹굴어도 홀로 일어서고 홀로 가야 한다. 홀로 내 갈길을 가야 하는것이 기자직업이다.

기자는 이름 그대로 기록(记)하는 사람(者)이다. 사실을 거짓없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취재하여 수용자들과 동등한 눈높이에서 전달해야 한다. 하기에 기자는 취재직종에 대한 지식을 어느만큼은 알아야 하고 남보다 항상 앞서 가야 한다. 불의에 맞서는 정의 용사가 돼야 한다. 명예를 탐내지 말아야 한다. 금전욕이 없어야 한다. 자세를 낮춰야 한다. 부지런 해야 한다. 글재주가 좋아야 한다. 사리에 밝아야 한다. 눈이 밝아야 한다. 귀가 밝아야 한다. 후각이 좋아야 한다. 신체가 건강해야 한다. 얼굴 아니, 낯가죽이 두꺼워야 한다. 고생도 죽음도 두려워 하지 말아야 한다.

선배기자의 말이 떠오른다. 기자는 타이밍을 먹고산다. 진실을 먹고 산다. 량심을 먹고 산다. 아니, 기자는 욕을 먹고 산다.

사진작품 <독수리와 소녀>로 퓰리처상을 받은 남아공 기자 케빈 카터의 이야기이다.

케빈 카터는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취재할때 독수리가 굶주림에 지쳐 쓰러진 뼈만 앙상하게 남은 소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이 사진을 찍었다. 사진은 뉴욕타임즈에 보내졌고 1993년 3월 26일자 신문에 실렸다. 그로 인해 남수단의 참상이 세상에 알려졌고 남수단에 대규모 구호가 이루어 지게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사진은 1994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동시에 사진의 륜리성 시비를 전세계적으로 불러일으켰다. 사진이 발표된후 일각에서는 사진을 찍는것보다 소녀를 먼저 구했어야 하는것이 아니냐하는 날카로운 비판이 일었다. 아니, 욕설이라고 함이 더 타당하겠다. 결국 죄책감에 시달리던 케빈 카터는 퓰리처상 수상 3개월뒤인 1994년 7월 28일, 친구와 가족앞으로 유서를 남긴채 33세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기자에게서 핵심은 절실한 사명감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사진으로 남수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것이 사명감일가, 아니면 카메라를 들기전 소녀부터 구해야 하는것이 사명감일가?

오늘날에 수많은 일자리가 있지만 정말 힘든 직업이 있다. 최근 미국에서 자국 로동부 자료의 수입, 전망, 환경요인, 스트레스, 육체 필요성 요소들을 기반해 2015년 최악 직종 순위를 발표했다. 순위 앞 10위를 보면 아래와 같다.

1, 보도기자, 2, 벌목공, 3, 사병 기록인, 4, 료리사, 5, 방송인, 6, 사진기자… 등등이다. 흥미로운것은 언론계 종사직이 셋이나 들어있다는 점이다. 이러구보면 기자직업이 정말로 힘든 직종이 맞긴 맞는것 같다.

사람들은 기자를 광맥을 찾아다니는 지질탐사대원에 비유하고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취재원은 보도부광(新闻富矿)에 비유한다. 비슷하지만 꼭 맞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탐사대원들이 찾은 광맥은 아무런 거부감이 없이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내지만 기자들이 찾은 인간광맥은 때론 세상에 드러나는것을 거부하고 언제 어디로 튈지도 모른다. 그래서 기자가 탐사대원보다 힘들고 외로운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최악이고 이처럼 외롭고 이처럼 힘든 직종인데도 지금 우리 주변 매체들에는 힘들어도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없이 록음기와 필과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뛰는 기자들이 있어 고무적이다. 이들은 전 주 곳곳을 열심히 누비면서 정의를 주장하고 비리를 고발하며 사회에

긍정에너지를 전파하고 있다. 라디오에서, 신문에서, TV에서 전해지는 가슴을 찡 울려주는 감동적인 사연은 우리들에게 이 사회는 정말로

살맛이 나고 사랑이 넘쳐나는 사회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또 민생에 해를 끼치는 비리에 대한 고발기사는 지역사회를

정토<净土>로 만들어 주고 있다.

열심히 취재해 비판보도하는 기자들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작은 지방에서 얼키고 설킨 인연때문에 고발기사 취재가 쉽지 않으련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취재해 보도하는 기자들이 참으로 우러러 보인다. 더우기 요즘 우리 말 매체를 보면 젊은 피들의 활약상이 돋보여 더욱 고무적이다. 그들은 넘어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저 아득한 곳을 바라고 힘차게 걸어가고 있다.

이러구 보니 기자, 그것은 외롭고 힘든 길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기자절을 맞아 절실한 사명감을 안고 외롭게 힘든 길에서 고군분투하는 기자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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