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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많이 변했다”

  • 2015-12-15 15:42:44

낯선 전화 한통이 걸려왔을 때 나는 그것이 대학교를 졸업한 후로 여직 만난적이 없는 동창일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대학교 시절에 꽤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던지라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만났다.

첫마디 인사는 “어머, 어쩜. 십삼년이 흘렀는데 하나도 안변했다.”였고 헤여지고나서 집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보낼때는 “너 안본새로 많이 변했더라.”로 바뀌였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왜 그렇지 않으랴. 대학교까지 똑같은 교실, 똑같은 기숙사를 오가며 생활패턴이 거의 복제수준이였지만 드넓은 사회로 진출하는 순간 우리는 서로 다른 땅에 뿌리를 내리고 새롭게 물젖어가기 시작한다. 가령 십여년동안 변한것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도대체 어떤 삶일가.

모든것은 끊임없이 바뀐다. 변하지 않는것은 없다. 영원히 함께 하자던 약속도, 죽을때까지 변치말자던 마음도 어느 순간 깨져버리고 남남이 돼버린다. 변심한 사람은 배신자로 락인찍히고 남은 자는 상처를 안고 마음이 변한 그 사람을 미워한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때는 정말 고마워서 간이라도 빼주고 싶은 마음이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그냥 고마웠던 사람으로 추억속에서 옅어져갈때도 있다. 이렇게 사랑도 믿음도 증오도 고마움도 영원한것은 없다. 사람 마음이 그렇게 생겨먹었는데 어느 누가 비난할수 있단 말인가. 호기심으로 부터 시작해 흥미를 느끼고 충분히 즐기다가 스러지는것, 모든 사물의 생리가 그러하듯이 사람 마음이라고 례외일수 없다.

초심을 잃지 말자, 흔들리지 말자 하며 우리는 자신에게 수없이 다짐하지만 그럴때는 이미 초심을 잃었고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움직이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그땐 그랬지”하고 옛날얘기만 고집하는 사람은 고물단지이다.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락오자.

그럼에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변화를 두려워한다. 예측불허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때문이다. 그러나 캄캄하던 앞날도 한걸음 내디디면 길이 나지듯이 오직 변화만이 우리에게 혁명을 일으키고 환희를 가져다 준다. 그런것을 겪을때에야 사람들은 비로소 감탄한다. “이 좋은걸 안하고 여직 뭐했지?”

변화는 곧 삶이다. 변화는 거역할수 없다. 우리는 변화를 느끼고 받아들여야 할뿐만아니라 미리 대처하는 자세까지 갖춰야 한다. 변하지 않는건 이미 죽은것밖에 없으리라.

만약 대학교 동창이 나에게 “너 많이 변했더라”라는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정말 섭섭할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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