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필고금담

2018-06-06 17:11:56

오늘날 인간세상이 발전할수록 사회와 경제 제반업종도 세분화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가 보다. 그제날에는 ‘36업종에 업종마다 장원이 나온다(三十六行, 行行出状元)’는 격언을 흔히 썼는데 지금은 36만, 360만인 것이 아니라 3600만도 더 되는 것 같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요즘 잘 나가는 대필업을 보더라도 그렇다.

대필, 말그대로 남을 대신하여 글씨나 글을 써준다는 얘기다. 대필이 언제 이 세상에 생겼는지는 고증을 거치지 않아서 모르지만 고금중외 인간세상에서 그 어느 때 그 어디서나 존재하였고 지금도 존재할 뿐만 아니라 갈수록 더 흥성해지는 업종으로 되고 있는 것 만은 사실이다.

대필은 재래로 정상적인 현상으로 치부되였다. 그러니 수치스러운 행위는 더욱 아닐 것이다. 무릇 누가 위탁하고 위탁을 받은 그 누가 대신 써 준다면 지적재산권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들이 고전에서도 보아왔겠지만 먼 옛날 농부를 포함한 밑바닥인생을 사는 무식쟁이 백성들은 글 쓸 일이 있으면 자연히 동네나 이웃의 수재 혹은 글깨나 읽은 타인에게 청탁하기 마련이였다. 이런 글은 본인들의 요구에 따라 받아 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글을 윤택이 나게 잘 쓰면 금상첨화라 더욱 좋기 마련이다.

멀리 말고라도 지난 세기 60년대말 본인도 농촌에 귀향하였을 때 가방끈이 짜른 일부 촌민들을 위하여 편지나 기타 글을 대필하여 준 적이 적지 않다. 그때는 교통이나 통신이 몹시 락후하였기에 편지가 가장 편리하고 믿음직한 소통수단이였다. 그래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겼다. 특히 젊은이들이 련애를 하거나 처음 혼사말이 들어오면 주요한 교제방식이 편지였다. 련인에게 편지를 쓸 때면 글깨나 잘 쓰는 친구한테 부탁하여 련애편지를 쓰는 일들이 종종 있었다. 그래서 남자들의 꿀발린 달콤한 미사려구에 처녀들이 넘어가서 성사된 혼사가 얼마나 많았던가. 새 각시가 신랑의 진면모를 알았을 때는 이미 죽이 다된 때였었다. 물론 당시에는 녀자가 시집문턱을 넘어서면 무조건 남편과 백년해로하는 것이 법이였으니깐 말이다.

인류의 사책을 뒤져보면 먼 옛날부터 황제나 관직에 높직이 앉아있는 관료들은 어려서부터 천자문을 암기하여 글을 알면서도 종래로 자기가 직접 글을 쓰지 않았다.황제가 내리는 조서는 어사가 모두 대필하였다. 그리고 관료들은 전문일군이 그들의 의사에 맞추어 써주면 그만이였다. 이런 관습이 전해져서일가. 지금도 괜찮은 관직에 높직이 앉아있는 관료들이 자기가 연설고나 기타 조사보고를 직접 쓰는 것이 흔치 않다. 있어도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은 십분 자명하다. 일부 책임있는 간부들은 자기가 직접 써야 할 자료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이런 간부들이 사업이 바쁘거나 당시 상황으로 직접 쓰지 못할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대필도 할 것이 있고 하지 말거나 지어 배격할 것도 있다는것이다. 이를테면 얼마 전에 한 거액을 탐오하고 회뢰한 큼직한 호랑이급부패분자가 당적과 공직을 모두 떼우고 쇠고랑이를 찼는데 그가 한때 ‘학습전형’으로 명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헌데 후에 들통이 난 것이지만 그의 학습필기와 심득문장이 모두 비서가 써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한 기관의 모 부문에서는 거의 모든 주요간부들이 사회상의 전문일군을 고용하여 학습필기를 통일적으로 씌운 일도 사업작풍정돈 가운데서 폭로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사회상에서 ‘대필전문호’까지 출현하였겠는가?

얼마 전 인민일보 1면 <<금일담>>코너에서 한 지역의 ‘두가지 학습, 합격된 당원 되기’학습교양을 할 때 생긴 일을 폭로하였다. 그에 따르면 한 단위의 기층지도부 성원들에게 반드시 10개 면에 맞춰 문제목록을 정리하고 또한 매개 면에서 적어도 3개조목의 구체문제를 파낼 것을 요구했다. 이에 질적으로 수행한 간부들도 있지만 일부 간부들은 수량표준에 도달하기 위해 머리를 짜고 온갖 신경을 다쓰며 심지어 허구로 주어맞추기도 했다는 것이다. 연후에 자기들이 직접 쓴 것이 아니라 타인이 대피한 걸 해당 부문에 교부하였는데 그것이 들통이 나서 집단경고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정부기관의 바르지 못한 작풍의 구체표현이기도 하다.

대필문제는 문풍문제의 하나이지만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우리 당은 력대로 문풍은 작풍을 구현하고 당기풍을 반영하기에 반드시 깊은 중시를 돌려야 한다고 인정해왔다. 18차 당대회 후 당중앙은 문풍개진을 작풍건설의 중요내용에 넣었는데 중앙 8가지 규정에서 문풍개진이 바로 그중의 하나이다. 우리는 바르지 못한 대필 풍조는 반드시 엄숙하게 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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