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언어문자 수호신들

2018-09-12 16:28:46


자치주 ‘조선언어문자의 날’을 기리여 민족언어문자를 지키고 고양해 나가는 감동장면이 주내 곳곳에서 조선족지성인들에 의해 속속 펼쳐져 련며칠 찌뿌둥한 날씨로 울적했던 심기를 확 풀어주는 느낌이다.

장면1: <조선언어문자> 반포 30돐 기념 좌담회를 관계인사들의 모임으로 간소하게 치르려 했던 계획에 단호히 쐐기를 박은 뒤 각 현, 시 현시장까지 불러들이고 이미 작성된 한어연설고를 미뤄놓으면서 당당하게 조선말로 멋진 연설을 한 주관 부주장의 소행은 그날 좌담회에서 한어말로 발언한 조선족간부들 낯을 붉어지게 한 무언의 질책이였다. 바로 이 부주장이 일전에 력대 그 어느 정부지도자도 방문한 적 없던 인민거리 뒷골목의 조선언어문자 관련 단체의 헐망한 사무실을 찾았었다는 사실을 비춰보면 그의 소행은 그 어떤 즉흥쇼가 아니라 우리 민족언어문자의 비정상적인 현황에 제동을 걸겠다는 자치주정부의 결연한 의지와 태도를 대변한 일종의 선언이 아닐 수 없다는 느낌이다.

장면2: <해란강>를 담체로 다섯번째 ‘조선언어문자의 날’을 기리여 벌린 연변가사협회의 가사공모시상식은 우리 민족의 멜로디에 힘입어 우리 민족언어를 널리 고양한다는 취지로 한해 가사농사에서 좋은 수확을 거둔 가사창작자들을 높이 모신 자리이다. 단상에 올라가 영예증서를 수령하는 백발의 로인수상자들의 진지한 표정과 차세대 수상자들의 활력이 넘치는 모습에서, 가수의 열창으로 시상현장에 우렁차게 메아리친 <내> 선률이 담아낸 명가사의 매력에서 조선언어문화의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장면3: ‘조선언어문자의 날’ 기념 조선문자 서예경연시상식에서 200여점의 전시작품중 금, 은, 동, 우수상 수상자 100여명에게 증서와 상품을 수여한 결과보다도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서예경연현장을 풍미한 감동스토리들이였다. 한획 한획에 정성을 넣어 열심히 붓을 놀리는 어린 딸애 옆에 나란히 앉아서 벼루에 먹을 갈아주는 젊은 엄마, 땀흘리며 붓글 쓰기에 빠져있는 손자에게 부채를 부쳐주느라 여념이 없는 할머니, 광선이 어두울세라 쪼크리고 앉아 딸애가 펼쳐놓은 선지(宣纸)에 스마트폰 플래시로 조명효과 만들기에 지극정성인 땀투성의 아빠 … , 그야말로 조선시대 <한석봉과> 감동일화의 현대판 재현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백발로인과 소학생 꼬마들이 가지런히 단상에 올라 수상하는 장면은 우리 언어문화를 대대손손 영원히 이어나간다는 아름다운 그림  그 자체였다.

장면4 : 조선언어문화의 기강을 바로잡고 우리 민족 생존발전의 마지노선을 지킨다는 문화자각으로 중국조선족사회의 덕망 높은 어르신을 선두주자로 모시고 발족시킨 조선언어문화진흥회가 ‘조선언어문자의 날’을 맞아 민족언어문자 상황 정리를 위한 풀랫폼-‘조선언어문화진흥회’ 위챗공식계정을 개설하고 오프닝 출범식을 가졌다. 연변이라는 지역사회를 벗어나 중국 경내의 조선족과 세계 각지에 산재한 조선족들을 가시권에 넣고 인터넷 네트워크의 수단에 힘입어 조선언어문자 지키기를 지구촌화하려는 야심이 깔려있는 행보이다. 새로운 각오와 의지로 뽑아낼 사이트의 기획코너들이 하나같이 맑고 투명하고 결백한 문화미디어 창조물로 거듭 난다는 메시지가 우리의 마음을 밝게 해준다.

요즘 민족언어문자 수호신들이 만들어낸 멋진 풍경들은 병들어가는 조선언어문자생태환경에 주입한  값비싼 ‘소염제’, ‘강생제’로서 커다란 위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거기다 일전에 연길에서 성황리에 열린 2018 제1회 조선문정보처리기술 국제학술회의 또한 조선언어문화생태를 푸근히 적셔주는 단비로서 조선족 모든 구성원들에게는 한번쯤 조선언어 문화를 위한 우리의 자세를 자성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가 싶다.

자기 민족의 언어문자가 있다는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이 땅에서 문화민족으로 당당하게 존속할 수 있는 리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족자 부감을 가져야 한다.

자기 민족의 언어문자가 있음에도 사용불가했던 일제치하는 민족 죽이기 치욕을 강요당한 섬찍했던 년대였다. 하마트면 ‘창씨개명’과  더불어 족적 (族籍)이 사라질 번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새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

자기 민족의 언어문자 포기에 꺼리낌 없고 언어문자의 혼탁한 기류도래에 무감각한 우리 사회의 인문생태가 원망스럽다. 알게 모르게 자기 민족에 대한 불충, 나아가서 당의 민족정책에 대한 불응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자기 민족의 언어문화 창공에 드리운 먹구름은 민족 스스로 걷어내야 한다. 누구 탓이 아니라 우리가 자초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책무감을 가져야 한다.

민족언어문자 수호신들의 선도하에 조선족사회 구성원들의 문화자각이 서서히 부활하면서 민족언어생태가 기지개를 켤 그날로 통하는 길, 역시 우리 발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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