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을 한다

2018-09-26 15:34:13

벚꽃 구경 간다고


89세의 할머니


이빨은 없고 잇몸만 남은 입술에


화장을 한다.


뚝! 떨어진 동백이 땅에서


더욱 붉고 곱게 피어 있듯


화장품을 바른다.


23살의 손녀 화장품을 빌려서


검버섯 위에


꽃에게 이쁘게 보여야지.


그 뜻을 아는지


벚나무들은


잠시 빌린 허공의 무대를


환히 채운다.


향기로 채우고


색깔과 빛을 공연하면서


잠시나마


세상을 환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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