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 당신을 웃으면서 보낸다!

2018-11-08 08:50:01

“력사에서 중요한 사건은 두번 반복된다. 한번은 희극으로 한번은 비극으로.”

파스칼 헤겔의 이 명언은 마치 연변축구의 지난 4년을 두고 한 말처럼 느껴진다.

4년간 연변축구는 박태하 감독과 함께 희극을 낳으며 웃기도 했고 비극을 겪으며 울기도 했다. 짧지만 강렬했던 4년이 지난 오늘, 팬들은 감독을 보내야 하는 반갑지 않은 시간과 마주했다.

대부분 사람들의 감정적 통증은 잠을 자고 난 이후에 흐려지고 무뎌진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것이 리별이다. 리별은 언제나 잔인하고 생의 모함이며 잠에서 깨는 순간 더 진한 선명함을 이룰 뿐 세상에 적당한 리별은 없다. 박태하라는 이름 세글자만 들어도 울컥하는 우리 가엾은 팬들의 심정은 더욱 그렇다.

박감독이 마지막 두 경기를 앞두고 감독직에서 해임되자 상당한 팬들이 분노했다. 그러나 이젠 그 분노를 거두어도 좋을 것 같다. 도저히 납득이 안되는 절강팀과의 경기를 모두가 지켜봤고 선수들을 퇴장시킨 박감독의 결정을 향해 비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축구협회에서는 룰을 내세워 축구문화의 분위기를 흐리는 행동이라 지적했고 연변구락부가 반성을 하지 않으면 강도 높은 처벌을 피할 수 없음을 경고했다. 혹여 점수라도 깎이면 갑급잔류마저 어려워지는 부득이한 상황에서 구락부는 어쩔 수 없이 감독해임이라는 파격적인 결정으로 최대한 반성하는 모습을 구현해야만 했을 것이다. 그리고 박감독 본인과 충분한 소통을 거친 후 내린 결정이라고 본다. 팀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자신의 명예를 우선시 했을 박감독이 아니기 때문이다. “팀이 중요하지 나는 아무렇지 않다.”고 밝힌 그의 말은 진심이였을 것이다. 어쩌면 자신을 희생하면서 불공정 판정에 항의한 것은 연변축구에 남기는 그의 마지막 가르침일지도 모른다.

필자는 박감독의 리임소식에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아쉽지 않아서가 아니라 슬프지 않아서였다. 4년 동안 행복한 기억만 있었을 박감독이 아니다. 성적이 안 나올 때면 극단적인 팬들로부터 질타도 받았고 최선을 다해도 쉽게 변하지 않았던 상황 때문에 밤잠도 설쳤을 그다. 연변은 그에게 인기도 만들어줬지만 고생도 시켰다.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슬퍼했으니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슬퍼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았다. 다 내려놓고 가는 박감독이 가벼운 마음으로 행복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필자가 눈물을 흘리지 않은 건 또 더이상 흘릴 눈물이 없어서이다. 팬들은 4년 동안 충분히 울었다. 야속한 심판의 횡포에 억울해서 울었고 어깨가 처져서 들어오는 선수들이 가엾어서 울었다. 상식을 벗어난 에피소드가 란무하는 험난한 중국축구의 세계에서 연변축구의 위치를 온몸으로 실감하며 팬들도 감독도 셀 수 없을만큼 울었으니 리별하는 시점에서는 눈물대신 “고생 많으셨습니다.” 라는 작별인사가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박태하는 연변축구를 키웠고 연변축구는 박태하를 키웠다. 둘은 함께 성장했다. 처음 감독의 무게를 짊어진 이에게 연변축구는 감동의 순간들과 함께 혹독한 기억도 선물했다. 이제 그는 다른 세상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한다. 팬들은 미안해하지만 말고 그가 좋은 경험을 바탕삼아 더 큰 비약을 하리라 믿어줘야 할 것이다. 눈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차라리 축구감독의 길을 계속 갈 거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 그와 함께 웃어주리라.

리별은 영원한 헤여짐이 아니라 언젠가 다시 만날 수도 있다는 무언의 약속이다. 떠났던 팀으로 복귀한 감독들의 사례는 무수히 많다. 친구가 다른 동네로 이사했다고 해서 친구관계가 끝나지는 않는다. 우리의 영원한 친구라고 부르기로 했으면 친구를 믿어야 하지 않을가. 쿨하게 보내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돌아오는 날이 오면 두 팔 크게 벌려 맞이해줄 것이다. “감독님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나요?”라고 묻는 팬들이 많은데 그건 팬들의 의지와 그때의 상황에 달린 문제가 아닐가 생각한다.

그러나 언제든 다시 돌아오라는 말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스폰서도 없어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지금의 팀에 돌아와봤자 박감독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능력이 없다는 비난만 쏟아질지도 모른다. 쓰러져가는 집안을 받쳐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할 게 아니라 집안의 기둥을 튼튼히 세워놓고 살림살이를 맡아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어떤 감독이 오든 가진 능력을 재간껏 펼칠 만한 환경부터 마련해놓는 것이 정부와 구락부 그리고 팬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때 가면 환하게 웃는 박태하 감독의 모습을 연길시인민체육장에서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기에 오늘 우리는 이렇게 박태하 당신을 웃으면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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