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 앞에 추락한 량심

2018-11-08 08:49:28

10여년 전 남편한테 갑자기 들이닥친 병마로 갈팡질팡할 때 운 좋게도 북경에서 유명한 의사를 만나 수술하고 완쾌할 수가 있었다. 그분은 수십년간의 림상경험으로 의술도 뛰여났지만 하냥 웃는 얼굴로 환자들을 대하고 환자가족에 심신과 용기를 불어주는 의덕이 뛰여난 훌륭한 의사였다.

그런데 5년이 지난 후 다시 그분을 찾았을 때 필자는 너무나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는 그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얼굴에 항상 상냥한 웃음을 짓고 있었던 필자 기억 속의 그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대신 무표정한 얼굴로  환자상황에 대해 대충 듣는 시늉을 하더니 다짜고짜 미국에서 새롭게 출시했다는 항암치료약에 대해 장황하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몇만원도 아니고 십만원이 훌쩍 넘는 약을 복용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몇번이고 강조하는 것이였다. 남편의 지금 상태에 꼭 필요한 약인가고 묻자 그때에야 필자가 기자라는 걸 기억해냈는지 꼭 필요한 건 아니라고 얼버무리는 것이였다. 갑자기 호화롭게 장식한 주임의사 사무실에 앉아 환자를 대하는 그의 모습이 의사가 아니라 어느 제약회사 보스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암이라는 사형선고를 받고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환자들한테 의사의 말 한마디는 곧 삶의 희망이고 전부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을 상대로 다짜고짜 외국의 고가약을 장황하게 선전하는 의사, 알고 보니 그 약을 판 대가로 그 자신은 엄청난 수수료를 챙긴다고 한다.

순간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의덕과 의술을 겸비한 훌륭한 의사라고 필자가 글까지 써가며 존경과 감탄을 금할 수 없었던 의사가 어쩌면 돈 앞에서 무너져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을가. 금전 앞에서 바닥에 떨어진 그의 량심에 필자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얼마 전 우리는 금전 앞에서 어린이들의 생명마저 대가로 내걸고 인간의 량심, 도덕 마지노선마저 팽개쳐버린 문제백신사건으로 몸서리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제의 백신사건의 주범인 장춘장생생물과학기술유한회사는 부적합판정이 난 25만여개의 문제백신(디프레티아, 백일해, 파상풍)을 판매하고 인간광견병 백신생산과정 생산기록 및 제품검사기록을 조작하면서 이 회사 대표 고준방은 눈덩이를 굴리는 듯한 부를 축적했던 것이다. 특히 이 회사대표 고준방은 25만여개의 불합격처분을 받은 백신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고도 지난해에 344만원에 달하는 벌금만 부과하고 계속 버젓이 회사를 확장해가며 5억 6600만원이라는 순리익을 챙길 수 있었으며 4830만원이라는 정부의 보조금까지 받아챙겨가며 안하무인으로 날뛰였다. 우리가 경악하고 울분을 금할 수 없는 것은 25만개의 문제백신이 모두 영유아용 면역백신으로 아기들의 생명을 대가로 불법리익을 챙겼다는 사실이다.

물론 사회여론과 질타 앞에서 고준방 등 이 회사 핵심 관련 인사 15명이 구속되여 법적 처벌을 받았고 관련 감독기관 간부 수십명이 해임되고 처분받았으며 이제까지 이 회사가 불량백신생산으로 얻은 부당리익을 포함하여 총 91억원이라는 벌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지금도 내 아이에게 불량백신을 접종한 수많은 부모들은 불안에 떨고 있을 것이다.

가장 량심적이여야 하고 량심의 가책이나 량심에 부끄럽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금전 앞에서 량심을 잃어버릴 때 우리 사회는 심한 혼란을 겪게 된다. 한사람의 버려진 량심이 많은 사람의 깨끗한 물을 마실 자유를 억압하고 더러운 물을 마시게 하는 엄청난 결과를 낳는 것이다. 량심이 살아있으면 사람들이 보든지 보지 않든지 상관없이 지켜야 할 도리는 지키고 해서 아니 될 일은 죽어도 하지 아니하는 것이 바로 량심의 소리에 따르는 정직한 생활이다.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지켜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보다도 먼저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돈과 권력 앞에서 량심에 부끄러운 일은 한 적이 없는지 혹여 량심을 팽개치지는 않았는지…

만약 금전과 권력 앞에서 우리의 량심이 버려져가고 팽개쳐졌다면 이제 다시 찾아야 한다.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우리 집보다는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개인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량심을 다시 찾아 더불어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타인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량심으로 돌아서야 할 것이다.

내가 량심적으로 해서는 아니 될 일은 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은 죽어도 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사회혼란도 줄일 수 있고 도덕을 살릴 수 있으며 륜리를 바로세울 수 있는 것은 물론이요 더불어 살아가는 이 사회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반드시 변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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