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도감은 사회 본보기

2019-01-03 08:56:26

키 큰 사람이 싱겁다는 말이 있다.연길시 하남가두에 거주한 봉창선 로인은 워낙 직통배기성격이라 퇴직하고서도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골목길정보를 수집해 해당 부문에 반영했다.

한번은 뻐스종착역에 휴계소가 없는 걸 보고  곧장 시건설국에 전화를 걸어 반영했더니 인차 문제를 해결하고 표창까지 받은 적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삐칠 일 안 삐칠 일 약국의 감초처럼 일일이 참견하는 봉로인한테 ‘걱정도감’이란 별명을 붙였다.

기실 우리 사회는 봉로인 같은 ‘걱정도감’이 옛날 암행어사 만큼 귀해져 큰 문제거리다. 교통경찰이 거리의 질서를 유지하고 원예사가 도시를 산뜻하게 록색단장을 시켜준다면 ‘걱정도감’은 인간의 머리속에 병들고 썩어버린 종기 같은 몹쓸 물건을 핀센트로 콕 집어내여 혹평하는 무명 순라원이다.

거리에서 늙은이가 미끄러워 넘어져도 못본 체 덤덤하고 불량배가 행패를 부려도 강건너 불구경하고서야 어찌 문명시대의 일원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혹자는 “왜 관계치 않는가?” 물으면 대답은 항상 “오물은 더러워 피하지 무서워 피하겠는가”다. 한사코 자신의 총명함을 내세워 하찮은 일에 개입했다가 랑패를 볼가봐 ‘방안에 코끼리’가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입을 꾹 다문채 침묵으로 일관한다. 명철보신을 ‘명심보감’처럼 믿지만 그것이 독이 되고 해가 끼치는 줄을 모른다. 어찌보면 ‘걱정도감’과 엇박자를 치는 옹졸한 리기주의 문화양상의 발로인 듯싶다.

잘못을 타이르고 시정하게끔 압력을 행사하는 일은 공민의 신성한 의무이고 직책이다. 뒤골목에서 비리현상를 두고 그럴듯이 분개하며 ‘장훈’을 치다가도 앞에서는 비실비실 물러서는 나약성 때문에 사특한 기운이 점점 기승을 부려 공공연히 가짜 저질상품을 제멋대로 생산하고 자연생태환경을 파괴하여 인민들의 안전과 리익을 엄중히 침해하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승객을 태운 공공뻐스가 장강에 추락하는 참사가 발생하여 세상이 깜짝 놀랐지만 이상할 것 없다. 야료와 횡포 앞에 용감히 나서서 제지할 대신 나 몰라라 모두 왼고개를 틀었으니까 참사가 필연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사회책임의식의 높낮음은 저마끔 오랜 세월 속에 침투된 낡은 전통관념과 사회문화환경의 영향력에 의해 형성된다. 아무리 하늘에 비행기 날고 땅우에 고속철이 달리는 도시에 산다고 어깨를 으쓱해도 만약 무지몽매가 활개치는 길바닥에서 정의가 주눅이 들어 기를 못편다면 문명은 한낱 텅빈 허울에 불과할 뿐이다. 사회책임의식은 시민들의 문명자질정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때 정부차원에서 뢰봉 따라배우기, 다섯가지를 말하고 네가지를 아름답게 하고 세가지를 열애하는 (五讲四美三热爱)활동을 벌렸다. 요즘은 또 연길시에서는 ‘새시대문명실천중심’을 세워 시민들의 적극성을 격려하고 있다.

사회문명을 지키는 사람이 영광스럽고 어기는 사람이 수치스럽다고 써붙인 구호판에 모름지기 사회인으로서의 강렬한 정의감과 책임감이 깃들어있고 온갖 불의와 사악에 맞서 싸우려는 부굴의 의지가 담겨있다. 평화롭고 화목한 생활을 지향하는 시민들의 삶이 평등한 플랫폼과 정당성의 론리를 떠나 이뤄질 수 없을 뿐더러 경제인, 기술인, 문화인을 포함한 제반 분야의 사회활동도 공평성과 투명성를 상실한다면  결국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이처럼 한 인간이 지켜야 할 도덕규범과 행위준칙이 사회에 던지는 파장이 상상밖의 결과를 초래하는 까닭에 자신의 편리와 안위만 생각하고 공중도덕을 무시하는 행위는 사회여론의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 정치생활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듯이 사회생활에도 너나없이 용약 뛰여드는 자세와 의지력이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는 데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 근간 연길시에서는 한 정의로운 청년이 부르하통하에 빠져 위급해진 녀인을 구하여 무한한 감동을 주었다. 시지도자가 선참 영웅을 방문하여 헌신정신을 극구 찬양하며 현시대의 귀감이라 힘주어 널리 선전했다. 무슨 일이든 정부의 힘이 막강한 에너지효과가 있는 법이다.

정의에는 박수갈채를 보내고 비리에는 따가운 눈총을 퍼붓는 애증이 분명한 분위기가 밝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필수불가결의 요소이다. 사회와 집단을 열애하고 주인공다운 드높은 책임감과 사명감을 앞세운 실천적 행동은 그 크나작으나를 떠나 시대 숨결의 흐름을 이끌어주는 룡두마차 같은 출중한 견인역할이 있다. 사람마다 제 집안 일을 깐깐히 살피 듯 도시의 령역을 살피는 ‘걱정도감’이 되여 뿌듯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기쁨을 찾을 때 우리 사는 고향이 말 바른대로 살맛이 나는 문명한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최장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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