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과 ‘자유’□ 신연희

2019-03-13 08:57:47

뉴욕타임스 58주 베스트셀러,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추천도서인 소설 《모스크바의 신사》는 책의 두께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읽어내려가다 보면 순식간에 수십페지가 지나간다. 그렇다고 해서 파란만장하고 엄청난 모험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니다. 소소한 사람들의 인간적인 이야기가 로씨야의 력사와 서로 호응하며 펼쳐진다.

오바마는 왜 이 소설을 추천했을가? 오바마는 지난해 1월 1일에 이 책을 개인블로그를 통해 추천했다. 어쩌면 오바마도 책 속의 주인공 로스또브 백작에게 개인적인 감정이입을 하지 않았을가 짐작해본다. 로씨야 모스크바의 호텔에 갇힌 백작과 미국 워싱톤의 백악관에서 지냈었던 자신의 모습을 말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경마클럽 회원이고 훈장도 받은 한때 잘 나가던 로씨야의 귀족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또브 백작이다. 배경은 볼쉐위크 혁명이 일어난 직후, 로스또브 백작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나간다면 즉시 총살될 것이라는 인민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지면서 긴 서사는 시작된다.

스위트룸에서만 머물렀던 백작에게 주어진 방은 아주 낡고 좁은 방이다. 다행히 백작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였고 갖고 있는 금화들도 책상다리 아래에 잘 숨겼다.

당 고위 관료들의 중요한 회의가 호텔의 한 방에서 은밀하게 열리고, 스딸린이 사망하고, 새로운 권력자들이 등장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모두 조연일 뿐이다.

백작은 결코 자신을 짓누르고 있던 환경을 일으켜세워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인생의 불확실성을 향해 앞으로 더 나아가기까지 한다. 력사는 흘러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디서든 그 거대한 무대 뒤에는 인간적인 일상들이 있기 마련이다. 때론 그것들이 개인에게는 더 중요한 기억으로 남는 것이다.

로동자와 평민들 권력을 잡는 사회주의 정권을 만들어낸 볼쉐위크 혁명은 로씨야 황제 뿐만 아니라 귀족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온 사건이였다. 그들이 그동안 누렸던 엄청난 호사들은 력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물론 그런 시대 속에서도 살아남은 귀족들도 있다. 악착같은 생활력과 응집력으로 시대의 흐름을 뚫어낸 귀족들도 있겠지만 귀족이 아닌 스스로의 모습 그대로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아남은 이가 있다. 어쩌면 그는 귀족으로서의 삶보다 볼쉐위크 혁명 이후의 삶에서 인생의 참맛을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책은 몰락한 뒤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한 귀족의 이야기이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다소 어둡고 칙칙할 것으로 생각되는 볼쉐위크 이후의 로씨야에도 인간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면 어딘가 모르게 색다르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작가인 에이모 토울스는 투자전문가로 20년간 일을 해왔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습작을 계속해서 이어오게 된다. 그리고 2011년 40대가 넘어서야 첫 장편인 《우아한 련인》으로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그의 작품은 세밀한 묘사와 탄탄한 시대적 배경으로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의 두번째 장편인 《모스크바의 신사》 역시 시대적인 배경의 세밀한 묘사와 모스크바의 호텔이라는 이국적인 공간이 주는 신비한 느낌이 독자들에게 인상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런 와중에서도 내면의 고독과 싸우는 알렉산드르 로스또브라는 캐릭터의 모습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반짝임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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