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편□ 문정희

2019-08-15 09:09:45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도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쑤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은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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