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여달라구요?□ 하 린

2019-10-31 13:53:44

취재중에서도 인물취재를 한다는 것은 참 재미난 일이다. 수다를 떨듯이 접근해서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등 대개 문화분야 인물취재는 느긋하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아주 가끔씩 기사가 나가기 전에 자기에게 꼭 보여달라는 취재대상들이 있다. 당보 기자로서 정부측 보도는 기사가 작성된 후 그들로부터 확인을 받는다. 그러나 인물 인터뷰는 관방보도와 또 다르다.

햇내기 기자 시절에는 혹 틀린 부분이 있을가 봐 사실 확인을 위해 보여달라는 대로 보여줬다. 어떤 취재대상은 별 문제 없이 그대로 내도 좋다 했고 어떤 취재대상은 자기 의도 대로 고쳐서 주기도 했다.

어느 순간 경력이 쌓이고 내가 하는 일에 자신감이 쌓인 뒤로는 인터뷰 기사를 미리 보여달라는 그들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신문에 나가기 전에 먼저 보여달라고 하면 대답을 안하는편이다.

물론 인터뷰에 응해준 데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이다. 화기애애하게 얘기도 나누고 즐거운 취재시간을 보내고 나면 둘 사이가 쑥 가까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기사를 자기가 먼저 확인하겠다고 하면 불쾌지수가 급상승한다. 인터뷰를 끝마칠 때 분명 다시한번 사안과 내용을 되짚어주며 기사의 대략적인 방향을 확인시켜줬음에도 불구하고 기사를 미리 보여달라는 것은 기자에 대한 불신이요, 령역 침범이다.

내가 겪은 바로 어떤 취재대상은 팩트 확인에 그치지 않고 기사를 자기 기준에 맞춰 뜯어 고치기도 했다. 작문지도 교원마냥 빨갛게. 기사작성의 원칙은 안드로메다에 날려보낸 채 미사려구를 잔뜩 집어넣어서.

인물취재 기사는 대개 취재대상이 제공한 자료에 근거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그 자료에 기초해 삼각확인을 해야 한다. 즉 취재대상의 말에만 의존해 기사를 완성할 것이 아니라 제3자에게 사실 확인은 물론 주변의 평판도 두루 알아봐야 한다. 취재대상이 제공한 자료의 기초에 기자가 검증을 거쳐서 객관적으로 써야 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이다.

때문에 취재대상은 자기 자신을 기자에게 어필하되 반드시 정확한 사실, 정확한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만약 제공한 자료가 정확하다면 기사를 미리 보여달라는 ‘실례’를 범할 필요도 없다. 자기가 했던 말중 찝찝한 부분이 있다면 빼달라고 부탁하면 된다.

인터뷰 마감에서 팩트를 확인했다면 나머지는 기자의 필치에 느긋이 맡기면 되는 일, 기자의 능력에 신임이 안 간다면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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