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남이가’□ 하 린

2019-10-31 13:54:45

사실 결혼하면서 맞춘 한복은 일생에 한번 뿐이니까 하고 위안하면서 10년 전 돈으로 3000원을 때려넣었고 애 첫돌에는 일생의 첫 한복이니까 하고 큰맘먹고 거금을 질렀었다.

거기서 끝나려니 했는데 그것이 시작이였다. 유치원에서 행사 때마다 한복을 입도록 요구한 것은 물론, 점차 커가면서 이야기경연이거나 어린이모델시합, 동요제 등에서 한복을 입는 것은 불문률이 됐다. 애들 손바닥만한 한복에도 경쟁이 붙어서 1000원대를 훌쩍 넘기는 것은 기본이고 디자인이 좀 들어가고 요란하게 반짝이를 달아 장식한 것은 4000~5000원까지 가격이 치솟는다.

남들 다 하는데 내 새끼라고 못해주랴 싶어서 한번씩 맞춰주면 반년도 못가 팔다리가 쑥쑥 삐여져나올 정도로 눈에 띄게 키가 자라니 고작 서너번 입은 새 한복은 또 장롱 신세다.

한복은 고운 선, 단아한 기품으로 우리 문화행사 때 의상으로 제격이다. 한복을 입으면 뚱뚱해보이네, 불편하네 하던 건 옛날 얘기고 요즘은 원단도 예쁜 것이 많고 활동성을 고려해서 편하게 디자인이 돼서 한복 선호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가격만 생각하면 괘씸하고 배아프다.

아무리 시장경제라고 하지만 한복업체마다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다. 비싸면 딴데 가라가 1절, 딴데 가도 그 가격이다가 2절이다. 머리에다 다는 코딱지만한 애들 장신구도 한푼 곯지 않게 200원을 달라고 한다.

솔직히 한복을 맞추는 고객군은 거개가 조선족이다. 우리 전통의 미를 살려 어여쁜 한복을 떨쳐입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니 그 얼마나 눈물겨운 민족애인가, 그럼에도 그 민족애를 먹고 사는 업체들에서 턱없이 높은 가격으로 아이 엄마들을 울리니 참 너무한다 싶다. 우리가 남이가? 그만큼 벌었으면 적당히들 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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