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아저씨□ 리련화
단상갤러리

2019-11-08 09:03:15

어느 주말 저녁에 때시걱 차리기 싫어서 ‘미단’(美团)으로 배달음식을 주문했다. 주문하려고 보니 러시아워였다. 아차 싶었지만 늦어지면 얼마 늦어지랴 싶어서 주문 확인을 눌렀다.

그런데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도 음식은 오지 않고 전화만 뽀로롱 오더니 길이 너무 붐비여서 늦어질 것 같은데 먼저 배달완료 확인을 눌러도 되겠냐고 한다.

하도 사정사정하길래 그러라고 했다. 배달시간이 늦어지면 배달기사들에게 벌점이 차례지고 그것은 수익과도 관계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나서 기나긴 기다림이 시작됐다.

뭐 사정이 있겠지… 오다가 엎질러서 다시 가지러 갔거나, 아니면 가벼운 접촉사고라도 있었나… 하고 이 생각 저 생각 굴리면서 기다렸다.

그러다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하면서 공연히 붐비는 도로상황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나왔다.

‘승용차 운전기사들은 추운데 고생하는 배달 오토바이에 양보 좀 하시지…’

결국 늦게 음식을 받아서 식사를 했고 짜증 때문에 밥맛은 진짜 ‘밥맛’이였다.

퇴근 시간이면 승용차들도 붐비지만 배달 오토바이도 덩달아 가세한다. 외식앱 전용오토바이는 물론 심부름군(跑腿)들도 위챗모멘트용 음식배달을 하느라 분주하다. 언제부턴가 사거리 신호등에 파란 불이 켜지면 노랗고 파랗고 빨간 배달오토바이들이 꿀벌떼마냥 일제히 웅~하면서 출발하는 장면이 심심찮게 잡힌다.

직업특성상 시간을 다그칠  수밖에 없다보니 그들이 늘 자동차 전용도로에까지 몰려들어서 운전을 하는 바람에 여간 신경이 씌이지 않는다. 네모 반듯한 승용차들이야 곧게 전용도로를 달리니 별로 걱정할 게 없는데 오토바이들은 갈대처럼 해뜩해뜩 핸들을 꺾어대니 가까이 다가가기 무섭다. 바로 앞켠 오른쪽에서 곧게 달리던 오토바이가 잡기를 부리듯 갑자기 핸들을 꺾으며 내 앞을 가로지르는 바람에 숫구멍부터 발끝까지 식은 땀구멍이 일제히 쫙 열린 적도 있다. 보아하니 머리를 수굿하고 휴대폰을 들여다보다가 주문이 걸리자마자 주변을 살피지도 않고 바로 방향을 확 튼 것 같았다.

배달이 어처구니없게 늦어진 일이 없었더라면 나는 영원히 도로가운데 꿀벌떼같이 몰려다니는 존재들을 신경거슬려 했을 것이다. 그날 일은 언짢았지만 그 후 나는 운전하면서 배달아저씨들을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살피게 됐다.

사실 자동차들이 신경을 써서 전용차도에서 조금만 한켠으로 움직여도 오토바이들이 동력차량 전용도로를 충분히 활용해서 막히지 않고 달릴 수 있다. 자동차들이 동력차량 도로를 비스듬히 막고 서서 신호를 대기하는 바람에 오토바이들이 막히는 경우도 많다. 더군다나 귀찮다고 그들에게 전혀 양보를 하지 않는다.

상대의 립장에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생기면 비로소 상대를 리해하게 된다. 나는 뒤켠에서 오토바이들이 오는 기미가 보이면 차를 한켠으로 비켜세운다. 그들이 편히 지나갈 수 있도록. 추운데 시간에 쫓기며 고생하는 그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편리를 제공하고저. 그들이 순조롭게 옆으로 빠져나갈 때면 집에서 그들을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그 누군가를 떠올리며 미소를 짓기도 한다.

갑자기 안도현의 시가 떠오른다.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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