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친구를 둔다는 건□ 리련화

2019-11-15 09:24:25

내 주변엔 왜 그런지 온통 나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이다. 가뭄에 콩 나듯 드문드문 한두살 이상인 언니들을 빼면 모임마다 내가 맏언니이다. 동년배 친구들은 동창이 전부이고 그 밖에 친구들은 모두 적어서 세살, 많게는 띠동갑이다.

내 정신년령이 어려서 주변에 젊은 친구가 많은 게 아닌가 생각되지만 그만큼 젊게 산다는 말이 아닐가고 자기위안해본다.

사실 그렇다. 곁에 어린 친구를 통해 요즘 류행이 뭔지, 요즘 애들의 취향은 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어떤 가방을 메는지, 어떤 게임을 노는지, 어떤 까페를, 어떤 술집을 다니는지 알게 된다.

“언니, 외국 도서 구매대행 하는 방법 알려드릴게요.”

“언니, 그 미용기기는 사지 마세요. 제가 반년 체험해본 바로는 광고가 부풀려졌어요.”

“언니, 팔에 솜털 좀 어떻게 해봐요. 요즘 애들은 평소에도 브라질리언왁싱 하는데.”

그들은 늘 이렇게 생활상 소소한 재미와 내가 미처 몰랐던 신세계의 문을 열어준다. 나이가 들면 귀를 닫고 더 이상의 정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말을 본 후부터 극력 신생사물에 귀를 열려고 노력하는편인데, 그들은 나에게 메신저 같은 존재이다.

요즘처럼 IT산업이 발전하고 SNS가 보편화된 시대에 지식과 정보는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됐다.

농경사회에서는 삶의 지혜와 경험이 년장자들에게 몰려있었다. 그것은 오랜 세월을 두고 축적해온 것으로 대를 이어 물려주는 귀중한 것이였기 때문에 우리는 로인을 공경하고 높이 모셔왔다. 그에 반해 젊은이들은 ‘이마에 피도 안 마른 것’ 취급을 당했고.

그러나 요즘은 젊은이들을 무시할 수가 없다. 그들은 활력이 넘치고 호기심이 강하며 신생사물에 대한 접수가 빠르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지치지도 않는다. 이제 체계화된 정보가 온라인에 널려있는 마당에 신생사물에 대한 호기심과 삶에 대한 열정, 패기가 조금씩 사그라드는 년장자들이 귀까지 닫아버린다면 그때로부터 아래 세대와는 격세지감을 체감하는 지름길이 된다.

외지에 사는 내 친구는 대학을 졸업한 후 자기가 바르는 아이섀도 색은 여전히 20년 전 기숙사 생활을 할 때 우리가 즐겨 바르던 그 색이라고 했다. 요즘 애들은 어떤 색을 바르는지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알더라도 어떻게 바르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내 곁에는 다행히 젊은 친구들이 많아서 좋다. 그들의 세계는 늘 새로운 것들로 끝없이 채워지고 덕분에 나도 ‘리즈 갱신’한다.

요즘은 또 한국 백화점 옷을 구매대행 하는 방법을 전수받았다. 뭐 물론 그런 구매대행 방법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구체적인 조작을 하기 귀찮아서 알려고 하지 않았는데 나어린 친구가 손에 손잡고 가르쳐주니 편하게 배웠다.

한국 백화점에 직접 가 있는 것처럼 편하게 브랜드 옷을 살 수 있다니 신세계였다. 게다가 원하는 옷을 모델더러 입어보라 할 수도 있고 사이즈, 원단, 촉감도 상세하게 물어볼 수 있으며 반품까지 가능하다.

이번 쇼핑데이에 마음에 드는 외투를 척 지르고 보니 주변에 젊은 친구가 새삼 고맙다. 나어린 친구는 비타민제이다. 가까이에 나어린 친구를 둔다는 건, 나어린 친구가 내 곁에 머물러준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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