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말의 ‘힘​’□ 신연희

2019-12-20 09:11:04

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어떻든 간에 들은 사람이 상처를 입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가? 상처를 받았다고 솔직하게 말해도 될지, 좋은 의도였는데 괜히 예민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닌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가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저건 생각을 하고 하는 말인거야?’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 말중에는 의도는 좋지만 충동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별생각 없이 하는 말도 있다. 그들은 상대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들릴지도 고려하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아니면 침묵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서 의미가 있든 없든, 상처가 되든 말든 아무말이나 뱉는 경우가 있다.

나에게도 그런 말이 있다. ‘너는 리기적이야’라는 말을 들으면 한없이 움츠러들고 내 행동에 대한 객관적 사고 능력을 잃는다. 일행과 식당에 가서 메뉴를 고를 때 항상 ‘난 아무거나’라고 말하는 지인이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린시절 식구들과 외식을 할 때 원하는 메뉴를 말했더니 ‘왜 넌 너 먹고 싶은 것만 얘기하니?’라는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그날 이후 성인이 되여서도 그는 사람들과 식당에 가면 늘 ‘아무거나’를 골랐다.

누군가 내뱉은 말 한마디가 당신을 휘감아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바줄이 된다. 아마 당신에게도 그런 말이 있을 것이다. 그 말로 당신에게 계속 상처를 주는 사람이 꼭 있을거고.

그런데 말이다. 문제는 당신이 아니고 그 말을 내뱉는 사람일 수 있다.

‘너 때문이야.”라는 말은,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고 항상 책임을 전가하는 대상을 찾는 이들의 문제지, 무방비 상태로 비난의 말을 들어야 하는 사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살 좀 빼.”라고 하는 말은 살이 찐 당신의 문제보다도 인간의 매력을 외모에서밖에 못 찾는 상대의 편협함과 례의 없는 언어태도가 문제인 것이다. 외모를 빼고 자신을 드러낼 수 없거나 외모를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설명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의 시선은 이미 너무 축축하다. 그 축축함을 거둬내고 담백한 시선을 가지기가 어렵기는 하다만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줌이 좋지 않을가?

례를 들면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다면, ‘못 본 사이 예뻐졌네.’, ‘화장 그렇게 하니까 어려보여.’라는 얼굴 얘기, 화장 얘기보다 새로운 표현들, ‘오늘 활기차 보여.’, ‘통찰력 있는 눈빛이야.’, ‘카리스마 넘친다’ 등등으로 바꿔보는 것 말이다.

10만원(요즘 결혼식에 드는 가장 기본 비용이라는 불완전한 통계에 따르면)을 손에 쥐여줄 것도 아니면서 ‘결혼은 안 하냐?’라는 시대착오적인 망발을 하며 사람 속을 뒤집는 그 사람은 좀 더 참신한 인사말을 찾지 못해서라고 억지로 리해해보려고 한다.

‘녀자는 값 떨어지기 전에 결혼해서 애를 낳을 수 있을 때 하나라도 어서 낳아야지. 녀자는 그저 남편 사랑 받고 사는 게 행복이야.’라는 말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보는 세상이 딱 거기까지인 거다. 자신의 값어치를 감히 무엇으로 환산할줄 알기나 한걸가?

우리를 무너뜨리는 언어라는 것이 대부분 이렇다. 근본적으로 따지면 ‘나’의 문제라기보다는 ‘너’의 문제이다. 편협하고 통속적인 사고방식의 문제인 것이다.

나도 그랬다. 중학교에 들어가 ‘딱친구’를 사귀였다. 마음을 준 첫 친구였는데 어느날 나에게 ‘넌 리기적이야’라고 말했다. 물론 리기적인 행동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친구 눈에 내가 더욱 리기적으로 보였던 것은 과잉보호를 했던 우리 할머니와 방임을 했던 자신의 엄마 사이에서 느꼈던 쓸쓸함이 반영된 공정하지 않은 시선때문이였다.

나는 종종 엄마한테 ‘좀 그만 예민하라’고 타박을 한다. 허나 생각해보면 그건 근본적으로 예민함에 민감한 나의 문제인 거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문제를 담은 시선으로 타인을 보고 지적한다. 시선은 균형감이 없고 공정하지 않으며 한쪽으로 쏠려있다.

지금까지 우리를 무너뜨렸던 아픈 말은 완전한 진실이 아니니 너무 아파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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