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탁교□ 리삼민

2021-01-22 09:50:35

사람들은 흔히 어려울 때 돕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들 한다. 그러나 주위를 살펴보면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어준 사람과 고비가 지난 후 헤여지거나 갈등이 생기는 현상을 보게 된다. 과하탁교(过河拆桥)라는 말이 있다. 다리를 건너고 나서는 그 다리를 뜯어버리듯 힘든 일을 치르고 나서는 도와준 사람을 버린다는 뜻으로 배은망덕함을 깨우쳐주는 말이다.

명나라 때 주원장은 자기의 손자를 위해 수없이 많은 개국공신들을 잔혹하게 처단했다. 태손이 무릎을 꿇고 손이야 발이야 빌며 공신들을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주원장은 태손에게 가시나무를 보며 잡아보라고 했다. 손자가 가시 때문에 잡기를 망설이자 주원장은 “가시가 있으면 손을 다친다. 나는 가시들을 없앤 후 네게 태조자리를 물려줄 것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려움은 함께 해도 즐거움은 함께 할 수가 없는 듯하다. 무슨 일을 할 때 의기투합했던 사람들도 일이 잘되고 나면 서로 다투어 리득을 독차지 하려는 현상들을 보게 된다.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이 지우고 싶은 악물이 되고 깊이 간직해야 할 정리(情理)가 원한으로 바뀌는 것이다.

향나무는 우리에게 세상을 사는 참 좋은 지혜를 가르쳐준다. 향나무는 평소에는 향이 나지 않으나 도끼에 찍힐 때는 그 쓰라린 상처에서 자신의 향기를 선물하며 용서와 화해를 이룬다. 평소에는 다 좋아보이지만 역경에 처하거나 배신을 당하게 되면 진짜와 가짜가 구분된다. 비방울도 련잎에 어느 정도 고이면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없이 쏟아버리듯이 넘칠 만큼 재물이 모이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유익한 일을 하며 밝은 미소로 주위 사람들과 인의를 깊게 해 갔으면 좋겠다.

고향에 갔다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1978년, 나라에서 개혁개방의 새로운 정책이 시달되자 어릴 때부터 앞뒤집에서 살던 갑이 을을 찾아 현성에 들어가 음식점을 같이 차리자고 청을 들었다. 을도 귀가 솔깃하여 동의했다. 갑은 오빠가 현공상국에 출근하는 인맥으로 남들이 손도 못대는 영업증, 세무수속, 은행대출 등 모든 수속을 이틀 사이에 끝내고 열흘 후 현성 번화거리에다 ‘변강조선족음식점’ 간판을 내걸었다. 찰떡, 순대, 김치에다 보신탕까지 곁들어 음식점은 갈수록 호황을 이루어 불과 2년도 안되는 사이에 갑, 을 두 친구는 소문이 자자한 ‘만원호’로 되였다. 그런데 ‘물독의 물은 채울 수 있어도 사람의 욕심은 못 채운다’고 갑은 돈지갑이 불룩해지자 더 큰 안속을 챙기려고 오빠와 짜고들어 을을 음식점에서 밀어냈다. 한고향, 앞뒤집에 살면서 콩 한쪽도 서로 나누어 먹던 갑, 을 두 친구는 개도 안 먹는 돈 때문에  갈라지고 말았다.

떨어져나가는 재물, 사악한 사람들 때문에 념려하고 절망한다는 것은 나무보다 못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나무는 떨어지는 자신의 잎이나 부셔져가는 가지에 대해 아무런 념녀를 하지 않는다. 떨어지지 못하도록 기를 쓰거나 떨어지는 것을 잡으려고 안달아하지 않는다. 끝내 배신할 사람이라면 오히려 일찍 헤여지는 것이 복이라 여겼으면 한다. 맺지 못할 인연에 애써 힘들어하거나 원망을 원망으로 갚으려하지 않았으면 한다. 잠시 머물다 가는 인생, 저 차디찬 하늘에서 서로 마주보며 사랑을 속삭이는 뭇별들처럼 우리 인간들도 어려울 때만 리용하는 구걸하는 삶이 아니라 즐거움도 함께 할 수 있는, 베풀며 나누는 삶을 살다가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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