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스리기□ 리해란

2021-03-05 09:00:48

설날 아침에 등산하러 나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내려오며 보니 그 넓은 주차장에 차들이 콩나물처럼 꽉 박아서있었다. 속으로 예감이 좋지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가 내 차 앞에 다른 차가 보란 듯이 서있다. 뒤로 보고 옆으로 봐도 내가 빠져나갈 길은 없었다.

방법없이 앞의 차를 둘러보며 전화를 찾아보니 다행히 전화번호가 있긴 한데 번호를 누르니 통화중이였다. 여느때 같으면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만 이상하게 그 정도로 화나지는 않았다.  다시 전화를 걸려는데 상대방이 먼저 전화가 왔다. 차를 세울 때는 옆으로 빠져나갈 수 있기에 그렇게 세웠다는 것이다. 미안하다는 소리 한마디 없다. 거기에 화를 내면 설날에 나만 기분 집칠 것이니 몇시쯤 올 수 있냐고 차분히 물었다. 10여분이면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이였다. 알았다 하고 차에 앉아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2, 3분 지나서 또 전화가 와서 다그쳐 내려가는중이니 급해말고 기다려달라는 것이였다. 피씩 웃었다. 생각보다 그렇게 무례한 사람은 아니였다.

누군가 차창문을 두드리기에 머리를 들어 보니 앞차 임자가 미안한 기색을 짓고 서있었다. 미안하다며 아까는 내 차가 옆으로 나갈 수 있어서 그렇게 세웠는데 차가 이렇게 꽉 찰 줄은 생각못했다고 다시 해석하는 것이였다. 내가 웃으며 괜찮다며 생각보다 빨리 내려왔다고 하니 감사하다며 허리 굽히는 것이였다.

자칫 기분 잡치는 설이 되였을 번 했는데 서로 감사하다고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고보니 오래동안 화를 별로 내지도 않고 짜증도 별로 내지 않고 살아온 나를 발견하게 되였다. 평소에 힘든 일도 많고 짜증날 일도 많은데 돌이켜보니 별로 화를 낸 같지 않아서 내 자신의 착각인지 의심이 갈 정도여서 딸하고 물어보았다.

“엄마가 요즘 화내는 일이 많아?”

그러자 딸애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걸 왜 묻냐고 한다.

“엄마가 화를 오래동안 안 낸 같은데 착각인지 진짜인지 알고 싶어서.”

그랬더니 딸애가 하하 웃으며 엄마는 자기가 초중 3학년까지는 갱년기인지 짜증을 내는 일이 좀 있었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라는 것이였다.

화내고 기분 나빠하면 거의다 갱년기, 사춘기라고 한다. 그 원인도 다분히 있긴 하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마음 수양과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같다.

딸애가 초중 3학년을 다닐 때 까지는 딸에 대한 나의 기대치와 딸의 현실이 뛰여넘을 수 없는 큰산처럼 가로 막고 있었으니 싸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싸우면 싸울수록 거리는 멀어지고 산은 높아질 뿐 아무 것도 해결되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딸애가 고중시험에서 상상하지도 못한 낮은 점수를 맞으며 나는 다시 나를 돌아보게 되였다. 나는 자꾸 옛날 호랑이 잡던 자신의 시절만 생각하면서 딸애의 실제 상황과 현실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없었던 것이다. 보기만 해도 화가 나고 서로 리해가 부족하다 보니 가슴을 졸인 만큼 화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자신을 돌이켜보았다. 아무리 화를 내고 마음을 졸여도 해결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현실을 떠난 기대를 저 멀리 태평양에 버리고 실제에 맞게 대화를 풀어나가니 서로가 훨씬 편했다. 그러면서 차츰 바라만 보아도 귀여운 딸애로 돌아왔고 내 마음도 많이 편해졌다.

알고 보면 세상은 참 아름다운 면이 많다. 폭풍우 속에도 하느작이는 꽃이 있고 나무잎이 다 떨어진 나무에서도 까치가 자유롭게 날아예며 노래부른다.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만 생각하면 얼굴이 찌그러지고 피가 터질 수밖에 없을것 같다. 그래서 힘든 일이 생기면 거기에 집착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며 언젠가는 해결되겠지 하고 생각하면 만약 해결 안되더라도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는 것이다.

되는 일도 많고 안되는 일도 많은 세상인데 모든 것이 자기 예상 대로 될 수는 없다. 모든 것이 한계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제 마음 같지 않다고 다 화를 낸다면 남는 건 상처 뿐이리라.

잉크 한병을 도랑물에 쏟으면 금방 꺼매지지만 바다에 쏟으면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푸른 하늘이 보이고 바늘구멍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실 밖에 안보인다.

  감사가 뇌를 바꾼다고 한다. 감사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힘들어도 귀찮아도 고마움으로 마음이 가득 차있으니 화낼 일이 없어지고 따라서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삶일지라도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다. 유난히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즐거워지는 설날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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