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길과 귀가길□ 김승원

2021-08-20 08:53:49

‘귀향길’과 ‘귀가길’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운 ‘길’이다. 그러나 이 ‘길’에서의 느낌에는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 여러분과 생활 속에서 흔히 겪는 ‘귀향길’과 ‘귀가길’에서의 소감을 공유하려 한다.

지난 5월 9일 나는 상해에서 코로나 백신접종을  끝마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귀향길에 올랐다. 국제표준과는 아직 6개월 차이가 있는 준로인이지만 고향에 간다는 리유 만으로도 전날밤은 도저히 잠들 수 없었다.

과거 집체호 생활 때나 대학시절에도, 그리고 직장에서 출장갔다 돌아올 때면 ‘귀가’라는 두글자 때문에 얼마나 흥분했는지 모른다. 그러던  내가 퇴직 후의 언젠가부터 ‘귀가길’과 ‘귀향길’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2016년 10월 정년퇴직 후 나와 집사람은 많은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모르게 손녀의 ‘노예’로 ‘몰락’했다. 비록 ‘림시’라고 하였지만 어느덧 5년철이 다가온다. 첫 몇달은 애들과 함께 그럭저럭 지냈는데 도심생활에 흥취가 없는 데다가 여러모로 불편하여 아들집에서 약 45킬로메터 떨어진 해변가에 거처를 잡고 따로 생활을 하였다. 애들은 내가 고독해한다고 별다른 일이 없으면 주말마다 손녀를 데리고 와서 하루이틀 묵어가지 않으면 한달에 적어도 한번은(코로나 류행 전) 리조트에 가서 1박2일씩 힐링하고 돌아오군 했다. 아들며느리의 효심은 너무 고마우나 가끔 즐거움에 뒤따르는 서운함도 어쩔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주말이 지나면 나는 또다시 독수공방하는 신세가 되니깐!

하루 삼시에 설걷이, 집안정리와 정원 가꾸기, 40분 정도의 운동, 두시간의 독서시간과 서예, 텔레비죤 시청 등으로 하루 또 하루가 느닷없이 흘러간다. 너무 적적할 때면 캔맥주 한잔에 노래도 불러보지만 결국은 나 혼자만의 무미건조한 생활이다. 주변에는 소통할만한 상대가 거의 없다. 의료계통에서 41년간 내과의사로부터 과장, 원장으로 근무하면서 평생동안 할 말을 다 해서인지 퇴직 후 어느 땐가부터는 말할 수 있는 ‘벙어리’가 되여버렸다.

그러나 귀향길에 올라서면 나앞에는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고향에는 내가 사랑하는 조상들의 뼈와 넋이 묻혀있다.

고향에는 어느 때건 진심으로 반겨주는 친인들이 있다.

고향에는 존경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청춘의 꿈을 키우던 동창들이 있다.

고향에는 한직장에서 다년간 고락을 함께 나눈 동료들이 있다.

고향에는 아무 때건 마음을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생사친구가 있다.

고향에는 장백산과 두만강이 있는가 하면 모아산과 해란강이 있다.

고향에는 시원하고 달콤한 샘물이 있는가 하면 음이온 함량이 높고 가슴을 확 틔여주는 청신한 공기가 있다.

고향에는 산해진미는 아니더라도 아직 어머니 손맛이 살아있는 여러가지 김치에 토장, 청국장이 있다.

고향은 사계절이 분명하다. 백화만발한 봄도 아름답지만 불같은 태양빛에 짙어가는 여름의 록음은 더 가관이다. 황금파도 출렁이고 단풍에 물든 가을이 그림같다면 백설로 단장한 겨울은 동화세계를 방불케 한다.

고향에는 자연재해가 별반 없거니와 무서운 온역도 거의 없다. 말 그대로 천하명당이다.

나는 고향의 산천계곡, 일초일목도 모두다 사랑한다.

나는 고향의 친인, 친구, 동창, 동사자들이 사무치게 그립다.

나는 언제나 손님을 친인처럼 환대하는 고향사람들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그러니 내가 어찌 귀향길에 미련을 두지 않겠는가!

지금의 나는 ‘귀향길’이 사무치게 그립다.

  •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주소:중국 길림성 연길시 신화가 2호 (中国 吉林省 延吉市 新华街 2号)

신고 및 련락 전화번호: 0433-2513100  |   Email: webmaster@iybrb.com

互联网新闻信息服务许可证编号:22120180019

吉ICP备09000490-2号 | Copyright © 2007-2020

吉公网安备 22240102000014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