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의 문화 □ 리련화

2022-07-07 15:08:13

대학입시도 무사히 치르고 이제는 진로가 갈리는 대목이다. 몇해 전 조카가 대학입시를 앞두었을 때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상대로 조직한 대학입시 진로설계회의에 참가했었는데, 학교측은 성적이 되는 한 전공과 상관없이 명문대학에 턱걸이를 하라는 립장이였고 그때까지도 어떤 대학에 지원할지 몰라 허둥대는 부모들이 꽤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대학을 졸업한 후 배웠던 전공과 동떨어진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해당 전공의 인재가 넘쳐난다거나 또는 해당 전공에 관심이 없다거나 등 불확실한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업종에 종사하든 막론하고 복합형 인재를 반기는 요즘, 전공에 대한 제한이 많이 풀린 상태지만 자신이 배운 전공을 손에서 놓는다는 것은 국가의 손실이자 개인의 손실이기도 하다.

매사에 계획이 필요한데 하물며 인생 설계는 더욱 그러하다. 일년지계는 봄에 있고 일일지계는 아침에 있듯이, 진로설계는 아무리 일찍 준비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러려면 내 아이의 적성을 잘 파악해야 하고 그에 알맞는 미래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한국에 갔다가 코로나 때문에 발목이 잡힌 친구가 한국의 은행에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며 소개해줬다.

은행마다 소학생들을 상대로 정기적으로 펼치는 금융교실이 있는데 딸아이를 위해 신청했으니 한번 참가해보라고 하는 것이였다.

평소에 아이에게 금융 관련 교육을 해주고 싶다던 내 말을 유심히 들은 모양이다.

화상회의 앱을 깔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들어갔더니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금융지식을 배워주는 것이였다.

여러가지 금융 관련 개념부터 시작해 저학년생들은 통장개설 체험 등 금융체험을 하고 고학년생들은 용돈 굴리기 및 금융 관련 게임 등 놀이와 금융을 결합한 교육을 진행했는데 알기 쉽게 설명을 해서 그런지 강의가 끝나고 넌짓이 몇가지를 물어봤는데 아이가 또박또박 잘 대답하는 것이였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강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은행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자문했더니 단체로 강의신청을 하면 기획을 해볼 수는 있지만 어린이를 상대로 한 금융강의는 거의 없었다고 하는 것이였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 소학생들은 방학기간 임무의 일환으로 사회실천활동을 조직했었다.

주요하게 소방대대나 은행, 신문사 등 다양한 직장을 참관하고 간단한 체험을 하게 된다. 어린이들이 사회를 접촉하고 다양한 직업을 료해하며 미래의 꿈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좋은 활동이다.

이런 좋은 체험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갖춰진 직장이 사실 몇군데 없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전문프로그램이 갖춰져있는 소방대대와 같은 곳에 한꺼번에 몰리거나 체험프로그램이 없는 직장에는 지인을 통해서 부탁을 해야 활동을 배치할 수 있는 현상이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제대로 된 체험교육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주마등처럼 쭉 둘러보며 구경을 하는 데 그친다.

교정을 벗어나 사회를 많이 접촉하고 다양한 분야를 일찍 접해서 경험을 많이 쌓게 되면 아무래도 자신의 적성을 빨리 파악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려서부터 많이 보여주고 많이 만져보고 많이 느낄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많이 시켜주고 싶었지만 금전적, 시간적 조건의 제한과 환경의 제약으로 여의치 않았다.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우리 주변의 기구나 단위에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해준다면 좋을텐데. 정상적인 업무에 방해되지 않도록 활동을 설계해 상시적으로 체험프로그램을 개방한다면 기구 자체의 선전에도 도움이 되고 또 혹시 어린 꿈나무들의 마음속에 희망의 직장으로 자리잡는다면 먼 후날 이 학생들이 사회진출을 할 때 인재영입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가.

이번에 딸아이의 초중 진학을 앞두고 진로상담을 받았다. 좀 일찍한 것 같다고 생각하는 내 마음을 꿰뚫어보기라도 한 듯 상담사는 때마침 잘 왔다고 하는 것이였다.

30년간 교육에 종사해온 상담사는 우리 아이들의 성장에 있어서 미래 몇년간의 계획을 미리 세워준 가정의 자녀들이 상대적으로 학업에서 계획과 목표가 뚜렷하고 흔들림없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였다.

물론 소학생들은 취미나 성향이 완전히 굳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지만 꿈을 일찍 가질수록 성공의 확률은 높아진다. 굳이 례를 들지 않아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과학자나 음악가, 운동선수중에 그런 사람이 많다.

진로설계를 일찍 한다는 것은 직업을 미리 선택하라는 말이 아니다. 망망대해에서 등대가 보이지 않는다면 노젓기를 포기하기 쉽다. 적어도 내 아이가 무엇을 꿈꾸는지, 무엇이 아이에게 동력을 부여하는지에 대해 료해하고 이끌어줘야 한다.

  노력하는 아이들의 동력은 목표에서 온다. 맑은 눈동자를 가진 아이에게 세상을 많이 보여주고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도록 체험의 기회를 많이 마련해주고 스스로의 삶을 계획하고 결정할 줄 아는 능력을 키워주는 게 부모의 몫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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