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가 파랗게 돋아난 봄의 뜰에서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네잎클로버를 찾아헤맸던 적이 있다. 쉽사리 눈에 띄지 않아서 더욱 간절히 바라게 되는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심코 밟고 지나쳤던 많은 세잎클로버들의 꽃말이 ‘행복’이였다는 것을 나는 전혀 몰랐다. 어쩌다 찾아오는 행운을 위해 수많은 자잘한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고 무심코 스쳐지났던 내 모습과 얼마나 닮아있는가.

네잎클로버의 행운과 관련해 나뽈레옹의 일화가 있다. 전쟁에서 패배해 후퇴하던 나뽈레옹은 우연히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게 된다. 단 한송이만 네개의 잎을 가지고 있던 그것을 발견하고 신기함을 느끼면서 더욱 자세히 보려고 허리를 숙이는 순간 나뽈레옹의 머리 우로 총알이 날아지났다고 한다. 나뽈레옹은 그 행운을 네잎클로버의 덕이라고 생각했고 그때로부터 네잎클로버가 행운을 상징하게 되였다고 한다.

자연상태에서 네잎클로버를 찾을 수 있는 확률은 만분의 일이라고 한다. 때문에 사람들은 세잎클로버 투성이의 풀밭에서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눈을 밝히며 가끔씩은 발로 짓밟기도 한다. 그렇게 짓밟으면 이듬해 그 자리에 돌연변이가 생겨 네잎클로버가 생긴다는 설 때문이다.

지천에 널려있는 흔하디 흔한 세잎클로버가 행복이지만 세잎클로버는 사람들에게 별로 각광받지 못한다. 우리의 삶 곳곳에도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 널렸지만 그것이 행복임을 발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금 행복한가요?”라고 물으면 확신에 차서 “행복합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가.

유엔 산하 자문기구에서 실시하는 ‘세계행복보고서’는 나라별로 1000명의 시민에게 삶의 만족도를 묻고 그것을 바탕으로 구매력 기준 국내총생산액, 기대수명, 사회적 지지 등 6개 종목의 3년치 자료를 분석해서 산출한다. ‘2022년 세계 행복보고서’를 살펴보면 핀란드가 1위를 차지했고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과 스위스, 네덜란드 등 서유럽 국가들이 10위 안에 들었다.  중국은 72위에 머물렀고 일본과 한국이 각각 54위와 59위를 차지했다.

북유럽국가의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어찌보면 장기간 GDP가 높고 복지시스템이 좋은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일찍 히말라야의 부탄이나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 같은 나라의 행복지수도 높게 나온 적이 있다. 실제로 거기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1인 GDP가 3000딸라에 미치지 못하는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외부와의 단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더 부유한 나라의 삶을 알지 못하니 상대적인 빈곤감과 부족감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알 수 있듯이 행복지수는 경제적인 기준보다는 정서적인 기준이다. 북유럽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도 단순히 GDP나 복지시스템이 좋아서만은 아닐 터, 핀란드의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행복이란 자신만의 오두막과 감자밭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욕망보다는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한다.

그들은 인생을 여유롭게 즐기는 자신들만의 문화가 있다. 녀성을 아끼고 아이를 사랑하며 체면이나 허세에 젖어 서로를 비기지 않는다. 쓰던 작은 물건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해리티지를 중히 여기며 전통을 중요시한다.

　　무엇인가를 바라고 무작정 달려가다보면 연도의 경치를 모두 놓치고 만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정작 그런 연도의 자잘한 풍경들이 모여서 우리의 가는 길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네잎클로버의 행운만을 추구하려고 수많은 세잎클로버를 밟고 지나간다면 게도 구럭도 놓치게 될 것이다. 이제 자잘한 행복을 발견하는 마음속 눈을 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