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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도 얼음저장이 가능했던 ‘석빙고’

  • 2017-10-17 15:36:52

현대인들의 생활은 랭장고와 떠날 수 없다. 그렇다면 랭장고가 없었던 옛날 우리 조상들은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가.

거슬러 올라가보면 랭장고는 아니지만 랭장고 역할을 하는 석빙고가 있었다. 석빙고는 겨울에 보관해두었던 얼음을 이듬해 가을까지 녹지 않게 효과적으로 보관하는 랭동창고이다.

한 겨울의 얼음을 보관했다 쓰는 기술을 장빙이라고 한다.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이가 많이 나는 지역일수록 장빙기술이 발달한다고 한다. 장빙기술가운데 하나인 석빙고는 기타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며 한국 경주에 비교적 완벽한 것이 남아있다.

이 석빙고는 1471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입구에서부터 점점 깊어져 창고안은 길이 14메터, 너비 6메터, 높이 5.4메터의 규모이다. 석빙고는 온도 변화가 적은 반지하 구조로 한쪽이 긴 봉토모양이며 바깥의 외기를 줄이기 위해 출입구의 동쪽이 담으로 막혀있고 지붕에 구멍이 뚫려있다.

지붕은 2중구조로 돼있는데 바깥쪽은 단열효과가 높은 진흙으로, 안쪽은 열전달이 잘 되는 화강암으로 만들었다. 천장은 아치형으로 5개의 기둥에 장대석이 걸쳐져있고 장대석이 걸친 곳에는 밖으로 통하는 환기구멍이 3개 나있다. 이 구멍은 아래쪽이 넓고 우는 좁은 직사각형 기둥모양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바깥에서 바람이 불 때 빙실안의 공기가 잘 빠져나온다. 즉 복사열로 데워진 공기와 출입구에서 들어오는 바깥의 더운 공기가 지붕의 구멍으로 빠져나가기때문에 빙실 아래의 찬 공기가 오래동안 머물수 있어 얼음이 적게 녹는다.

지붕에는 잔디를 심어 태양의 복사열을 차단했고 내부 바닥 한가운데는 경사지게 배수로를 파서 얼음에서 녹은 물이 밖으로 흘러나갈수 있도록 한, 아주 과학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다가 석빙고의 얼음을 왕겨나 짚으로 쌓아 보관했다. 이것은 왕겨나 짚이 단열효과를 높이기도 하지만 얼음이 약간 녹으면서 융해열로 주변 열을 흡수하게 되므로 왕겨나 짚의 안쪽이 온도가 낮아져 그만큼 얼음이 장기간 보관될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재에 따르면 신라 시대에는 얼음 창고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빙고전이란 관아가 있었다고 하며 고려시대에는 음력 4월이면 얼음을 배급했다고 한다. 또 1049년에 이르러서는 법으로 해마다 6월부터 립추까지 얼음을 나눠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석빙고는 자연 그대로의 순환원리에 맞추어 계절의 변화와 돌, 흙, 바람, 지세 등을 활용하여 자연상태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얼음을 오래동안 저장할수 있는 구조로 되여있다. 이런 시설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것으로 우리 조상의 과학적인 지혜가 듬뿍 담겨져있다.

《전통 속 과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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