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마음의 병’을앓고 있나요?

2019-08-07 09:26:15

불과 보름 전에 직접 겪은 일이다. 한 동창생의 청천벽력 같은 비보를 전하게 되였다. 사고사가 아닌, 남편의 외도 그리고 다년간 생활고와 병으로 우울증을 앓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말에 더더욱 충격이였다. 그녀는 학교 때 공부도 꽤나 잘했고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한동안 련락 없이 지냈지만 다들 주변에서는 잘사는 줄로만 알았다. 장례를 마치고 돌아서는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에 짓눌러져 며칠 동안 내내 마음이 복잡하고 괴로웠다.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웠으면. 유가족들은 또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낼가!…”

사실 마음의 병이란 게 그렇다고 한다. 순간적 충동이 결국 걷잡을 수 없는 극단적 선택으로 되여버렸다. 그 어떤 리유보다 ‘자아’를 잃고 래일에 대한 희망 없이 살기에 마음속 균형과 평화를 잃어버려 이런 결과를 빚은 것이 아닐가.

위험요인은 여러가지로 나타났지만 그 원인은 자존감 저하에 있다. 자존감 즉 존재의 가치감이란 생각하기 나름이다. 오히려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춘기와 우울증은 다르다


고등학교 2학년인 준영이는 1학년까지만 해도 부모 걱정을 끼치는 일이 없을 정도로 성적도 우수했고 학교생활도 곧잘하는 아이였다. 2학년 첫 학기가 시작되면서 말수가 줄어들고 아침만 되면 머리가 아프다면서 지각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때부터 짜증이 많아지고 집중을 못하고 멍하니 책상 우에 앉아있군 했다. 좋아하던 운동도 게을리하고 시간만 나면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엔 그저 단순히 사춘기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증상이 날로 심각해지자 걱정이 된 부모는 아들을 데리고 급기야 병원을 찾았다.

아이는 “모든 게 힘들고 무기력해요. 난 우리 반에서 제일 미련하고 못생기고 쓸모없는 인간인 것 같아요. 그저 학교나 부모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하루종일 이끌려다니다 보니 뭘 해도 재미없고 게임할 때만 힘든 기분을 느끼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이미 준영이는 사춘기가 아닌 마음의 병인 ‘우울증’ 초기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요즘 청소년들의 우울증 발생 비률은 성인보다 높은편이다. 명문대 입학통지서를 받고 장래가 촉망되는 한 예비대학생이 얼마 전 ‘극단적 선택’을 하고 유서를 남기는 등 안타까운 사례도 접하게 된다.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으며 무엇이 문제일가? 대책 마련은? 이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정확한 답안지는 없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교육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늘 ‘뜨거운 감자’로 되고 있다. 오늘날 경쟁사회가 문제인가, 가정교육과 아이 심리자질의 문제인가 등 다양한 반응과 주장들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요즘 청소년들이 학업과 진학,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기성세대보다 많은 탓에 미래의 꿈을 위해 여유를 가지고 탐색해야 할 시기이지만 대학 진학이라는 지상과제를 위해 지나친 학습부담으로 ‘공부기계’로 전락해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쉽게 심리적, 정신적으로 힘들어한다고 분석했다. 성적이 떨어졌다는 리유, 좋은 대학을 가지 못했다는 리유, 사회적 시선이 만들어놓은 비교와 평가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리유로 일부 청소년들은 이미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음의 병 잠재적 위험요소:#사회생활과 사람들로부터 고립#죽음에 대한 생각과 작은 언급#신체적 질병이나 사고의 증가#학교 및 직장, 가정내 실패#정서적 교류와 관계의 단절


■남자들은 몰라?! 녀성 85%가 산후우울증 겪는다


지난 4월에 출산한 김모는 아직 20대 후반이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결혼했고 곧바로 아이가 생겼다. 축복이라 생각하고 아이를 출산했지만 육아와 결혼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친다.

“임신중에는 그런 생각을 못했지만 막상 아이를 보면 앞길이 막막했어요. 남편은 밤늦게까지 야근을 하다보니 별반 도움이 안되더라구요. 내 아이지만 생소하게 느껴졌고 마치 이 아이가 내 발목을 잡는 것만 같았고 왜 나만 이 고생을 해야 하는가 싶은 생각에 순간 울컥하면서 짜증부터 나더라구요.”

그녀가 겪는 것은 다름아닌 산후우울증이였다. 출산을 경험한 녀성이라면 100% 공감할 것이다. 그동안 살아왔던 모든 생활패턴이 아예 뒤죽박죽이 되고 만사가 귀찮으며 남편도 아이도 꼴보기 싫을 때가 있으니 말이다.

한 의학통계에서 출산 후 85%에 달하는 녀성이 일시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경우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지만 그 고비를 잘못 넘기면 자칫 다른 병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2일, 연변대학부속병원 정신질환 심리과 부주임 현길룡 전문의는 “대부분 녀성들이 출산을 하며 우울감을 느끼는 것은 뇌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 또는 출산 전후의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깊은 련관이 있다.”면서 “아이양육으로 인한 피로, 수면장애, 충분치 못한 휴식, 스트레스, 생활상, 신체상의 변화로 인한 불안감 등이 근본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산모의 우울증이 적절히 치료되지 못하면 나중에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기에 제때에 치료하고 무턱대고 짜증부터 내는 것보다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산모에 대한 가족의 지지와 관심, 도움이 중요하며 특히 배우자가 치료과정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립, 좌절, 패배가 ‘극단적 선택’으로


몇해 전 상해에 사는 한 지인의 친구인 전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주변에 알려졌다. 결국 전씨는 수백만원의 빚을 남겨놓은 채 생을 마감했고 남겨진 가족에게는 또 다른 불행과 고통 그리고 평생 마음의 상처를 안겨주었다.

평소 사람을 엄청 좋아했던 전씨가 그 당시 갑자기 수개월 전부터 사람을 회피하고 관계를 단절하려 하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사람을 싫어하는 현상은 매우 위험한 증상일 수 있다. 그것도 평소 내성적이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그런 행동을 보였으니 주변에서는 일찌감치 이상조짐을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라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연변대학 학생교무판공실 심리상담사 배향화씨는 사람은 어떤 리유로든 힘이 빠지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기 마련이다. 힘이 빠지면 사람을 싫어할 뿐 아니라 만남 자체를 아예 거부하는데 이는 이미 ‘마음의 병’이 든 것으로 고립을 자초하는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배향화씨는 “사실 삶이 허무하고 인생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은 이미 삶에 대한 관심이 없어졌음을 의미한다. 즉 마음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급격하게 감소됐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두문불출하고 사람을 회피하려고 집에만 있는 사람들. 이미 그들의 마음은 심각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회생활로부터 고립되거나 몇차례 실패의 고배를 마시고 나서 “그래 나는 뭘 해도 안되는 사람,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라 스스로 단정 짓고 세상을 삐딱하게,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갖고 있는 자들의 잠재적 위험요소에 대해서도 소견을 밝혔다.

“이 세상에 나를 리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세상은 살 만한 가치가 없다. 인생은 무의미하다.” 등 부정적 감정으로 채색되는 이들에게는 그 어떤 상태에서도 누군가의 도움을 거절한다. 이미 개선의 희망 없이 절망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는 타인에게 자기 이야기를 잘하지 않으며 타인에게 도움을 구하지도 않는다. 누군가 도와주겠다고 해도 부담만 느껴 거절한다. 그러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 하고 순간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고 만다.


■근본 해결책은 ‘자존감’에 있다


<비교하지 않는 연습, 불필요한 렬등감에서 벗어나는 삶>의 저자인 일본 동경대학 사회심리학 교수 가토 다이조는 이런 글귀를 적었다. “때로 흔들림 없이 자기만의 길을 걷는 사람, 내 방식 대로 삶을 엮어나가는 사람, 자기 주장이 뚜렷한 사람이 재수가 없다고 느꼈다. 하지만 난 부러웠다. 그들의 자존감은 하늘 높이 도도하게, 우쭐하게 세워져있었기 때문이다…”

뭐든 척척 잘해내고 세상 다 가진 듯한 성공한 사람을 보면 인정해주기는커녕 도리여 흠집을 내려 하고 위축 받고 움츠러드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이는 근본적으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의 특징이라 사료된다.

연변대학부속병원 정신질환 심리과 부주임 현길룡 전문의는 현재 알게 모르게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했다.

“잠재적 위험요인은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근원은 자존감 저하에 있다. 자존감 즉 존재의 가치감이란 생각하기 나름이다. 문제의 해결은 자기한테 달려있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고 똑똑한 사람일 수록 오히려 ‘마음의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다.  어떤 일을 실패해서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원하던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저하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했기에 더 노력해서 기어이 성공으로 이끌 수 있고 바라던 대로 이뤄지지 않았기에 더욱 노력하다 보면 새로운 경험도 얻는다. 핵심은 심리적 부정성에 있다. 어떤 경우에도 부정적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마음을 가꿔야 하고 비교와 평가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오롯이 내 삶을 살 수 있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 특히 10대, 20대는 주체적 삶을 살 수 있도록 주변에서 많이 이끌어주고 보듬어주는 역할이 필요한 세대다.”


최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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