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금의 필요성□ 최복

2019-08-08 09:11:26

20대부터 오래동안 혼자 생활했던 경험 탓인지는 몰라도 월급을 차곡차곡 모으는 습관이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레 몸에 배였다. 그때는 카드가 아닌 통장으로 입금이 됐다. 매달 정기적인 월급 발급일에 통장을 기록하는 관리나 불어나는 금액수를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무엇보다 통장을 통해 현금흐름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습관이 서서히 자리잡게 되면 내 돈이 흘러가는 과정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돈을 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실 통장 쪼개기를 통해서 제대로 관리만 해도 돈이 모이는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적금이나 예금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금을 시작했지만 자꾸 돈 쓸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갑자기 어느 날 멀쩡하던 이발이 아프기 시작했고 평소 즐겨입던 옷이 입기 싫어지며 신발이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명품가방 하나쯤은 들고 다니고 싶었다. 이것이 돈이 가져다주는 실험대라는 사실을 알면 간단한 문제겠지만 그 당시엔 깨닫지 못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정해진 결론을 억지로 내리고서 ‘울며 겨자 먹기’로 적금을 해약하게 된다. 바로 견물생심에서 만들어진 결과로 마음 먹기에 따라서 결과가 결정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일화였다.

이발이 아프다면 치과에 가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살다 보면 갑자기 더 큰 병을 지금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이 발생한다. 계획에 없던 돈 쓸 일이 만들어지고 인생에는 늘 한치 앞길 모르는 ‘비상사태’가 생기기 마련이다. 만약 적금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가? 빚을 내서라도 샀을가? 당연히 아닐 것이다. 그래서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생기나 보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내용은 비상금의 필요성이다. 아무리 마음 먹기 나름이라지만 그래도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큰 병이라도 덜컥 나버리면 당장 들어가야 할 병원비는 결국 적금을 깨야만 지불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 평소 꼬박꼬박 어느 정도 모은 비상금이 있다면 적금이든 예금이든 깰 필요가 없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평균 지출 비용선 대비 큰 폭의 지출이 발생한다면 그 또한 지출습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균적인 소비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사료된다. 우리가 평소 예측가능한 지출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평균 지출 범위내에서 이뤄지지만 자동차수리비, 병원비, 부조금, 사건 사고 등은 항상 예측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가족이 많은 사람이 가족이 적은 싱글보다 더 많은 비상금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또 부부 사이에도 비상금이 있으면 나중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부부 사이 비상금이라 하면 흔히 나쁜 경향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많다. 만약 ‘감추려 한다’거나 ‘상대방 몰래’라는 의도나 속궁리가 따로 있다면 한번쯤 짚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부부라도 비상금을 일정하게 터놓고 공유할 수만 있다면 가정경제에도 결코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사람은 누구든 탄력을 받으면 잘해내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렇게 비상금 관리가 이뤄지고 적금이 모여가면 서서히 금전에 대한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되지 않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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