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장은 살아있다!…우리 삶 보여주는 스케치

2021-10-26 08: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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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가 되면 먹거리 코너는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장날이 되면 마을 사람들은 장으로 가고, 도둑은 마을로 간다’는 말이 있다.

필요한 물건을 사고 신기한 구경도 하고 친지나 지인을 만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나누었기에 이웃의 대소 경사나 집안 이야기가 장에서 오갔다. 또 사회는 물론 경제, 정치, 문화 등 각 분야의 정보교류가 장을 통해 이루어지고 그곳에서 퍼져나갔다. 지금으로 치면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지이자 지역경제의 중심지였던 셈이다.

우리 지역에서 가장 큰 소매시장인 연길시 서시장은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스케치이자 문화집산지이다. 현대적 시장과 마트의 등장으로 한동안 외면받아온 전통시장이지만 다양한 모습을 변신을 꾀하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3년 전에 서시장 5층에 자리를 잡은 북적북적 먹거리 코너는 서시장의 특징중 하나로 시장의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사람냄새가 그리운 요맘때즘 찾은 사장 먹거리코너는 특성화 시장의 육성사업의 추진으로 쾌적하고 편리하게 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돼있었다. 예전 주인과 마주보고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먹거리를 즐기던 그때 그 감성에서는 한발 물러섰지만 여전히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전통 먹거리가 넘쳐났다.

떡, 두부, 각 종류의 국밥들, 순대, 옥수수죽, 팥죽, 옥수국수온면, 김밥, 떡볶이, 비빔밥 등 전통음식과 다양한 퓨전음식가게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먹거리 코너는 점심시간대가 되자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순두부와 콩장을 전문으로 하는 국화순두부 가게는 30대의 나젊은 부부가 차린 가게이다. 음식 솜씨 좋기로 소문난 이들 부부는 여기저기 가게자리를 알아보다 3년 전 이곳에 자리잡았다. 질 좋은 콩을 엄선해서 만든 순두부는 이들 부부의 고집스러운 정성이 담겨있다. 그래서였을가? 국화순두부는 서시장 먹거리 코너에서 인기 가게중 하나로 자리잡으며 점심시간이 되면 손님들이 줄지어 찾아든다.

맞은편 가게는 칠순을 넘긴 할머니가 운영하는 옛날순대집이다. 수십년을 시장에서 순대만을 팔아온 뚝심 깊은 할머니가 직접 주문이 들어오는대로 뜨끈한 순대 한그릇을 칼로 뭉덕뭉덕 썰어준다. 량도 푸짐하다. 넉넉한 시장 사람들의 인심이다. 단골도 적지 않지만 먼 발길을 한 관광객들도 할머니의 순대를 먹기 위해 찾아오기도 한단다.

먹거리 코너를 지키는 수십년 경력의 상인들 사이에서 파릇한 신입들이 눈에 띈다.

소탕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는 젊은 청년이 주인장이다. 커다란 솥을 내걸고 진국을 우려내고 있는 모습에 손님들의 발걸음이 저절로 멈춰진다. 고기부터 피 빼기 작업을 거쳐 직접 오랜 시간 삶아 육수를 우려내고 또 우려낼수록 그 향과 맛은 더욱 깊어지기 마련이다. 추운 가을날에 뜨끈한 진국 한그릇을 뚝딱 하고 나면 더욱 운치 깊은 가을을 즐길 듯 싶다.

이렇듯 시장의 먹거리 코너는 현대화 시장의 모습은 물론 추억의 맛과 풍경을 간직했기에 옛 감성을 찾는 이들에게도, 입맛 까다로운 젊은이들까지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장의 분위기가 이렇듯 바뀌다 보니 젊은이들도 점심시간이면 시장 먹거리 코너를 종종 찾는다. 주변의 쇼핑거리와 함께 자연스러운 코스로 련계되는 지리적 장점도 갖고 있기에 더욱 편하게 리용하는 공간이 된 셈이다. 시장을 둘러보다 출출해질 때면 풍성한 먹거리들중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양한 우리의 전통먹거리들이 착한 가격으로 줄줄이 이어져있으니 그냥 자니치기는 서운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귀한 정이 담겨진 음식이니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다.

류동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관광을 왔다가 소문을 듣고 출출한 속을 달래기 위해 찾는 관광객들도 많다. 그들에게 서시장은 우리 지역의 관문이자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인 셈이다.

‘조선족 전통음식을 맛보려면 꼭 서시장을 찾아가요.’

‘맛있는 음식을 싼 값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어요’

SNS를 통해 관광객들이 서시장에 대한 이런 재미 있는 평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려움이 잇따르는 상황에서도 넉넉한 인심이 그래도 남아있기에 시장에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기지 않기에 문화와 전통을 살린 문화관광지로서의 가치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 크게 기여하고 있다. 거기에 현대식 시장과 대형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겨움과 질펀함으로 범벅된 전통시장에서는 진짜 사람 냄새도, 삶의 생동감도 느낄수 있고 푸짐하게 얹어주는 시장 사람들의 인심이 담긴 한그릇의 음식은 덤으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다.

시장 사람들, 그리고 시장의 먹거리를 통해 전통시장이 주는 사회문화적 가치를 되짚어보고 풍성한 먹거리와 력사와 정이 있는 시장이 오래도록 보전되기를 바래본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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