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료리 브랜드화 무한한 가능성 있어”

2022-05-23 09:27:29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외를 주름잡으며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던 김호국(42세)이 지난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3년 전, 중국의 모 샤브샤브 브랜드의 아시아지역 총판매권을 따내고 말레이시아에서 야심차게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까지만 해도 고향에 돌아오는 일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런데 오픈한 지 반년도 안돼 야속하게 코로나사태가 터졌고 1년여를 버티던 끝에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고향행을 택했다.

김호국(좌2)은 직원들에게 “있는 그대로 족하다. 보태지 말라.”고 늘 강조한다.

사실 말레이시아에 진출하기 전 상해와 천진에 벌려놓은 사업이 있었기에 선택의 여지는 많았다. 그럼에도 연변을 선택한 것은 그 어떤 거창한 명예나 재부보다 고향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였다.

19일, 연길시 아리랑미식거리 입구에 위치한 가게에서 있은 인터뷰에서 김호국은 마흔에 접어들면서 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소신부터 밝혔다.

“10년 전에 고향 나들이를 할 때까지만 해도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해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1선도시와 비교해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발전한 것 같아요.”

김호국이 귀향창업의 아이템으로 선택한 것은 ‘명태’이다. 화룡시 복동진에 가족이 운영하는 명태가공공장을 기반으로 명태료리 상품화에 뛰여든 것이다.

“지금껏 명태를 수출만 했지 내수시장에는 눈길을 돌리지 않았어요. ”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근한 ‘명태’, 김호국은 전국 각지를 돌아다녀보면 조선족이 살고 있는 곳에만 명태가 있을 정도로 명태는 명실상부한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음식이라 한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우리 민족의 맛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아직 자리잡지 못한 것은 명태료리가 많지만 대표적인 메뉴가 떠오르지 않은 데 있다고 봅니다.”

그는 랭면과 같은 메뉴는 거의 비주얼이 통일되고 레시피도 고정적이지만 명태료리는 같은 메뉴라도 집집이 레시피가 다르다면서 연변을 대표하는 민속음식으로 개발할 수 있는 무한한 공간이 있다고 했다.

김호국이 고민 끝에 선정한 가게의 위치는 아리랑미식거리 어구이다. 모두들 갸우뚱하는 눈치였지만 그는 드팀없었다.

“연길 서부 발전의 장래성을 보았고 장차 연변을 대표할 맛집은 미식거리에 있어야 한다는 고집으로 이곳을 택했습니다.”

그의 선택이 옳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미식거리’라는 키워드로 맛집을 검색해서 음식점을 찾아오는 외지손님도 꽤 된다고 한다.

지난해 10월에 오픈한 ‘명태가’는 너무 크지 않은 면적에 1, 2층으로 되여있다. 일찍 인테리어회사를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자체적으로 조선족분위기가 다분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그가 무엇보다 특별히 신경 쓴 것은 주방과 주방장이다. 그의 머리속에 그리는 맛을 완성해줄, 그것을 안정된 메뉴로 출시해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거금을 투입했다. 인테리어가 완성된 뒤에도 4개월 동안 문을 닫아걸고 메뉴개발에만 신경 썼다는 그, 남다른 맛보다는 늘 먹어오던 맛을 내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가 직원들에게 자주 강조하는 것은 바로 “있는 그대로면 족하다. 보태지 말라.”이다. 맛을 내는 데 편법은 절대 반대이다. 성실함으로 림하는 것이야말로 오래 간다는 것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명태가’에는 명태료리 10여가지외에도 가볍게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는 메뉴까지 다양하게 준비돼있다. 그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가지 명태료리외에도 퓨전메뉴인 수자명태(水煮明太鱼), 탕수명태(香辣锅包鱼) 등이 눈에 띈다. 그리고 모든 메뉴가 요즘 시세에 비해 깜짝 놀랄 정도로 가격이 착하다. 복동진의 가공공장에서 직접 명태를 들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별다른 선전도 하지 않았다. 부풀려진 맛집소개로 손님을 끌기보다는 주동적으로 가게를 찾아오는 단골고객 확보가 더욱 착실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내 그렇게 많은 프랜차이즈점이 연길에 진출했다가 실패하는 것을 봐도 그렇고, 같은 종류의 음식점이 그렇게 많지만 살아남는 것을 봐도 우리 민족은 익숙한 음식을 자주 찾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한가지 료리가 오래가려면 깊이가 있어야 하고 그 깊이는 뿌리 깊은 문화에서 비롯된다며 김호국은 우리에게 친숙한 명태를 아이템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보였다. 고향에 돌아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그는 미식거리의 첫 가게를 발판으로 명태료리 브랜드를 만들어 차츰 사업확장을 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글·사진 리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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