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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한장으로 5천만딸라 모금, 알고 보니 세상에 이런 일이

  • 2014-11-26 14:47:49

한 소년의 스토리가 미국인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삐뚤빼뚤하지만 한글자 한글자 정성껏 쓴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저는 세인트 조세프학교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여기 다니는 다른 이이들과 마찬가지로 저희 집은 하루하루 살기가 불안하기 짝이 없어요. 아빠는 허구한 날 술에 취해 저를 마구 때립니다. 엄마는 저를 할머니 집에 맡기고는 저를 더 이상 원치 않고 있습니다…”
이 사연을 쓴 소년은 조쉬 리틀 베어라는 인디안 소년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편지의 끝부분에 이렇게 썼다.
“제가 다니는 학교에는 저와 같은 아이들이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물론 제 또래의 아이들이 더 이상 이런식으로 살아갈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편지는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 이 학교에 들어온 자선기부금만도 5천만딸라에 달했다. 조쉬의 편지 한통이 미국인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어마어마한 모금을 이끌어냈던것이다.
소년이 다닌다는 학교는 약 2백명의 인디안 학생이 기숙사생활을 하는 학교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때에는 “에밀라 하이 엘크”라는 인디안 소녀의 글이 미국 각 가정에 배달됐다.
가슴을 울리는 에밀라의 “사연”에 많은 미국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돈을 보냈다. 순식간에 많은 돈이 모금됐다.
그러나 조쉬 리틀 베어라는 소년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야기 자체가 허구였다. 에밀라라는 인디안 소녀 역시 실존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이였다.
이 학교의 이런 황당한 모금은 2년전부터 CNN에 들어오기 시작한 제보로 들통났다. 최근 CNN가 이 학교에 “조쉬 리틀 베어”라는 소년이 있느냐고 서면질의서를 보냈는데 학교 책임자로부터 “그런 학생이 없다”는 답복이 왔다. 학교측은 “조쉬 리틀 베어는 가공의 인물일뿐만 아니라 그의 스토리 역시 진짜가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이 학교는 매년 서너차례에 걸쳐 미국 각 가정에 무작위로 편지를 보냈던것이다. 지난 한해에만 3천만통의 편지를 보냈다. 단지 편지만 보내는것이 아니라 작은 꾸러미도 함께 보냈는데 꾸러미안에는 달력과, 스티커 그리고 꿈을 이루게 해준다는 인디안 전통공예품도 담겨져 있었다.
학교측은 “그런 스토리는 실제 사례는 아니지만 많은 인디안 아이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일로 인디안 사회를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디안들은 이 학교의 처사는 분명 자신들을 깎아내리는것일뿐만 아니라 명백히 부당리익을 위한 상술이라고 말했다. CNN 기자와 만난 인디안 레너드 피스는 이 편지를 보고는 “이게 바로 그 학교가 지금까지 돈을 모아온 수법입니다. 인디안들을 못난이로 만들고 불쌍하게 보이게 하는 처사이죠.”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디안은 그 학교가 돈을 모금하기 위해 “인디안 소녀들이 가난에 절어 포르노필림까지 찍는것으로 묘사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CNN 기자가 이 학교에 취재를 요청했고 학교도 받아들였다. 다만 촬영은 허락하지 않았다. CNN 기자가 둘러본 결과 학교시설은 잘 갖춰져 있었고 이 학교에서 교육받는 인디안 학생들도 표정이 매우 밝아 보였으며 잘 먹고 잘 입고 있었다고 한다.
CNN 기자의 확인으로는 이 학교가 모금한 돈을 횡령하거나 또는 본래의 의도와 다른 목적으로 유용한것은 아닌듯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가 과정을 합리화 할수는 없을것이다. 불우한 이웃에 대해 조그마한 관심도 허락할 틈조차 주지않는 각박한 세상이라 할지라도 가공의 인물과 허구의 스토리로 모금을 하는것은 어떤 경우에도 리해받기 어려울것이다. 세인트 조셉학교가 지난 2013년 6월에 보고한 자산은 1억 2천 2백만딸라에 달했는데 그 전해인 2012년 말보다 1천 8백 50십만딸라 증가한 액수였다.
종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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