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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맞는 반가운 혁명
날짜  2018-1-3 15:34:52   조회  419

하이힐(高跟鞋)의 기원에 대한 설은 다양하다.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는 자신의 키를 상쇄하기 위해 굽 높은 신을 특별 제조하여 신었다고 한다. 또한 프랑스 국왕 앙리 2세의 왕비였던 카트린 드 메디시스는 남편의 외도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모멸감과 실의에 빠져 하이힐을 만들어 신고 다녔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기가 막힌 사연이 있다. 16세기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에는 변소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국왕이 초청한 만찬에 참가한 귀족들은 정원의 구석이나 부근의 숲을 찾아 용변을 보았다.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배설물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이 바로 ‘하이힐’이라는 것이다. 선진국 프랑스, 그것도 문화에서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프랑스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전혀 상상이 가지 않는다.

 

1987년 봄부터 여름까지 한학기 동안 필자는 북경에서 한어연수를 할 기회를 갖게 됐다. 북경대학에서 멀지 않은 해전구의 한 동네에 숙박을 정했는데 놀라운 광경을 접하게 되였다. 동네에 있는 공중변소에 들어가보니 칸칸에 문이 없었고 칸막이마저도 없이 그냥 콩크리트바닥에 여러개의 구멍만 뚫어져있었다. 그것도 한줄로만 배렬돼있으면 그나마 덜 난처하겠지만 두줄로 배렬돼있으니 참으로 기겁할 일이였다.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과 모든 것을 다 드러낸 채 얼굴을 맞대고 볼 일을 봐야 했으니까.

 

연변은 북경에 비해서 시골이지만 당시 공중변소의 칸칸에 가림 문은 없어도 칸막이는 있었고 서로 마주보며 뒤처리하는 딱한 경우는 없었다. 북경사람들은 그처럼 어처구니 없는 환경에서도 서로 국제국내 형세를 담론하면서 태연하게 용변을 보는 것이였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였다. 수도 북경이 이러했으니 다른 지방이야 더 말할나위 없었을 터.

 

얼마 전에 섬서성에 다녀왔다. 섬북의 농촌환경은 여전히 렬악했다. 홍군이 장시기 머물렀던 그 유명한 남니만에서는 지금도 구덩이를 파고 널판자 두개를 얹어놓은 재래식 변소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관광객들에게서 사용료 1원씩 받았다.

 

변기의 사용수준과 변소의 청결정도는 한 나라의 문명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이다. 지금과 비슷한 수세식 변기는 1596년에 영국의 재능있는 작가 존 해링턴이 고안했다. 그 뒤 1775년 영국의 발명가 알렉산더 커밍스에 의해 수세식 변기가 처음 발명되였고 1778년 역시 영국의 발명가 조셉 브라마가 훨씬 개선된 수세식 변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과연 신사의 나라 영국다운 인류문명사의 한단락이다.

 

선진국들은 일단 변소부터 깨끗하다. 변소에서도 식사를 할 수 있는 정도로 청결해야 한다는 것이 선진국 국민들의 희망사항이다. 독일의 유명 시인 브레히트는 깨끗한 변소를 “혼자서도 첫날밤을 치른 사람처럼 행복한 곳”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문화대혁명이 한창이던 1969년 청년 습근평은 섬서성에서도 오지인 량가하(梁家河)로 하방됐다. 그는 7년간 농촌생활을 했는데 당시 그와 함께 생활했던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습근평이 쓰던 변소는 칸막이만 대충 있는 남녀 공용의 불결한 변소였다고 한다. 쾌적하지 않은 변소를 사용해야 했던 청년 습근평은 크나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2012년에 취임한 습근평 주석은 거시적인 면에서 ‘중국 꿈’의 실현을 호소했고 미시적인 면에서는 변소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지방시찰을 할 때마다 수세식 화장실 사용을 점검하면서 농촌화장실 개선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2015년 중앙정부는 3년에 걸쳐 깨끗한 변소를 만드는 ‘변소혁명’에 착수한다고 공표했다. 그 뒤 적극적인 실행에 옮겨 2015년부터 2017년 10월까지 중앙정부 예산 10억원과 지방정부 예산 200억원을 ‘변소혁명’에 투입함으로써 6만 8000여개의 변소가 개조되거나 신설되였다.

 

습근평 주석은 “지난 2년간 좋은 성과를 낸 ‘변소혁명’을 흔들림없이 추진해나가야 한다.”, “변소문제는 사소한 일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의 문명건설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또한 이번 변소혁명이 단순한 관광진흥책략이 아니라 농촌지역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1차에 이어 2차 ‘변소혁명’을 선언했다.

 

중국에서는 력사적인 큰 사건들을 ‘사변’이나 ‘운동’으로 명명한다. ‘9.18사변’, ‘서안사변’, ‘5.4운동’, ‘대약진운동’ 등 호칭들이다. 조대가 바뀌거나 나라 전체를 뒤흔드는 큰 일은 ‘혁명’이라고 부른다. ‘신해혁명’, ‘문화대혁명’ 등 호칭들이다. 가난한 중국을 환골탈태시킨 개혁개방도 ‘혁명’이라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변소현대화 작업에는 ‘혁명’이란 이름을 붙였다. 문명건설에서 국가 지도부의 드팀없는 굳센 의지를 나타낸다.

 

오랜만에 맞는 현실적인 혁명이요, 국민들이 소원하는 반가운 혁명이다. 중국이라는 대국이 거시적인 면을 넘어 미시적인 면에서도 거대한 변화를 꾀하고 있으니 인류문명사에 기재될 또 하나의 질적 비약이 예상된다. 작은 것에서 큰 것을 엿볼 수 있다. ‘중국꿈’은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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