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라이프

가요계 숨은 보석…‘이젠 준비됐어요’

  • 2018-02-07 09:38:47

얼마 전 열린 ‘2017 창작가요 및 온라인 가수 경연대회 시상음악회’에서 연변가요계의 숨은 보석이 발견된 듯하다. 치렬한 경쟁을 뚫고 온라인 가수 부문에서 우승을 거머쥔 최춘란(31세) 가수가 <눈꽃나라>라는 신곡을 불러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눈꽃이 날리네 한송이 두송이/ 어느새 어느샌가 눈꽃나라…”라는 서정적인 가사는 그녀의 특유한 목소리 톤에 실려 감동을 선사했고 보컬 가수로서의 존재감을 제대로 알렸다. 행사 주최측 평가단의 평가도 남달랐다. 세트릭스 발성법, 즉 말하는 것처럼 후두를 유연하게 쓰는 발성법으로 고유의 연변가요 감각에 새로운 맛을 첨가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현재 연변에서 유일하게 이 발성법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23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최춘란에게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단연 이번 온라인 가수 경연에 대한 질문이였다. 알고 보니 그녀에게 있어서 이번 대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키워드였다. 인생의 전환점을 꿈꾸는 시기에 얻은 뜻깊은 성적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마움이 큰 무대였습니다.”고 그녀 스스로가 말했다.

“12살 때부터 가수의 꿈을 키워왔습니다. 아침에 깨여나서부터 저녁에 잠들기 전까지 무한반복으로 자신의 노래를 록음할 정도로 음악에 대한 애착이 강했습니다. 실력이 어느 정도 뒤받침됐기에 목표했던 대로 무대에 서는 가수가 될 순 있었지만 막상 겪게 된 현실은 상상했던 것과 달랐습니다.”

2007년,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변대학 예술학원에 입학한 최춘란은 강신자 선생을 지도교원으로 모시고 전통 남도민요 판소리를 배웠다. 졸업 후 꿈의 도시인 북경에 진출해 음반회사에 취직하려 했지만 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며 상심이 컸었다고 털어놓았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온 괴리감이 스트레스로 안겨오기도 했지만 그녀는 고향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재도약을 다짐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밤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였다.

“그때 당시엔 생존을 위해서 일단 이것부터 하자는 마음가짐이였습니다. 물론 음악이 좋아서라는 점이 가장 크게 자리잡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11년간의 밤무대는 제가 온전히 힐링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고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였기 때문입니다.”

채바퀴처럼 바삐 돌아쳤던 시간 속에서 그녀는 음악으로 인해 점점 변화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단다. 이는 밤무대라는 경험을 통해 얻은 값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법이나 무대를 얻은 대담함 뿐만 아니라 가수로서 그녀의 가장 큰 허점이였던 가사암기 공포증이 말끔하게 고쳐진 것이다. 또한 모난 마음까지도 둥글어지기 시작했다.

열심히 살다 보니 주위에 귀인들도 많았다. 항상 응원해주고 도와주는 스승과 친구들이 있었기에 많은 무대와 기회도 잇달아 주어졌다. ‘제2회 중국 조선족 청소년음악제 통속가요콩클’ 1등상, ‘제1기 민족가수 선발대회 슈퍼스타 Y’ 3등상, ‘제1회 두만강변가요제’ 2등상 등 연변에서 열린 각종 경연대회마다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아낌없이 선보이며 자신의 가능성을 부단히 립증해왔다. 최춘란은 “허광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스승과 친구들이 방황의 길에서 허덕이고 있는 제 손을 붙잡아 등에다가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고 말하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힘들었던 시기에 가장 힘이 돼주었던 가족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아버지는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그녀를 응원해주는 가장 큰 버팀목이다. “이번 대회 우승과 함께 가장 큰 기쁨이라면 아버지께서 처음 친척들에게 딸자랑을 하며 자랑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가슴 뿌듯한 긍지와 함께 음악인으로서 꼭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그날 밤 밤잠까지 설쳤다고 그녀가 말했다.

우승의 기지개를 펴며 제2의 가수 인생을 시작하려는 최춘란씨, 그에게 앞으로의 꿈을 물었다.

“친구들의 끊임없는 권고에도 끄덕없었던 내가 오랜 시간 끝에 외국류학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아직 우리 나라엔 실용음악과 연구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저에겐 뜻깊은 도전이 될 듯 합니다. 때늦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공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대활동에도 적극 나서 거침없이 달려나가 보겠습니다. 언젠가는 고향에 돌아와 연변 대중음악의 발전에 저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입니다.”

글·사진 민미령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