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 이야기를 담고 싶다”
민간문화달인, 공예가 여련옥씨.

2020-01-22 09:27:31

작업중인 여련옥씨.

반메터 남짓한 폭의 접이식 간이책상, 그리고 그 우에 놓인 랩으로 감싼 찰흙 몇덩어리와 조각도구를 담은 통 하나… 그녀의 작업장은 무척 단촐했다. 50여개의 대형 민속 조형 작품에 포함된 수천개의 한지, 찰흙 인물조각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말이다.

20일, 장애인이라 바깥출입이 불편하다는 공예가 여련옥(59세, 서란)씨를 그녀의 자택에서 만났다.

“4년 전쯤이였을 거예요. 연길서역 대합실에 우리 민족 풍속을 표현한 대형 작품 4개를 전시하면서 사람들이 저에 대해 알게 됐죠. 그 뒤로는 주문 제작이 부쩍 많아졌어요.”

1.8메터 길이에 0.8메터 폭의 유리관 4개, 그 속에 전시된 민속을 표현한 공예품은 연길서역 민속풍정 전시구역에 들렸던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보았을 거라고 여련옥씨는 설명했다. 연길서역 뿐만 아니라 룡정역, 룡정시문화관, 연길시중앙소학교, 금강산김치기지, 장춘조선족중학교에도 그녀의 민속작품들이 전시돼있다. 지난 4년간 그녀가 주문을 받아 제작한 대형 작품만 50여세트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작품은 백년 전 룡정의 풍모를 표현한 15평방메터 면적의 공예작품이다. 8개월간 공들여 제작한 이 작품은 현재 룡정시문화라지오텔레비죤방송및관광국 3층에 전시돼있다. 그 덕인지는 몰라도 지난해 12월 5일, 룡정시문화관 추천으로 전 주 우수 민간문화달인으로 선출되기도 했다고 여련옥씨는 덧붙였다.

작품 속 프랑카드에 적힌 자정툰은 여련옥씨가 어릴 적 살던 고향마을이다.

“처음 한지, 찰흙 공예를 접한 건 11년 전 중고 컴퓨터를 장만하면서 인터넷 세상에 눈을 뜨면서부터였어요. 작품 구상에 반찬에 간을 넣지 않을 정도로 이 일에 미쳐살았죠.”

최선의 결과를 위해 기울인 여련옥씨의 노력은 엄청났다. 미술 기초도, 공예품 작업 기초도 전혀 없는 그녀에겐 오직 련습만이 답이였다. 매일 아침 6시부터 밤 10시~11시까지 한자리에 앉아 빚고 깎고 붙이고…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워 전전긍긍했던 시간 동안 수도 없는 실수와 실패는 점점 작품으로 완성되여갔다. 좀 더 살아 숨쉬는 표정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람을 만나면 뚫어져라 얼굴을 쳐다봐 오해도 적지 않게 샀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렇게 “내 손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한단계 한단계식 발전하는 성취감이 가장 큰 동력이였다.”는 그녀이다.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는 건 힘든 일입니다. 요즘엔 제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중이죠.”

단순하게 손으로 하는 작업이다 보니 장기간의 공예품 제작으로 손마디가 너무 아파 여련옥씨는 밀려드는 주문을 마다하고 4개월 동안 작업을 중단했단다. 휴식기간이 길어질 수록 작품에 대한 욕심이 커져만 간다는 그녀, 요즘엔 그녀만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내는 데 고안하고 있다. 소시적 거주했던 서란현 자정툰 정월대보름 축제를 형상화한 작품, 어릴 적 찾았던 왕청현 외할머니 댁에서 만났던 영화상영대가 찾아왔던 날의 광경, 땔감 한지게 해오곤 마당에서 담배대를 꼬나물고 호랑이를 만났던 이야기를 들려주던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 여련옥씨가 최근에 만든 작품은 하나같이 그녀의 이야기이다.

“제 작품으로 채운 민속박물관을 세우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한꺼번에 많이는 만들어내지 못하겠지만 그간의 고민과 정성을 담아 차근차근 준비해볼가 합니다.” 여련옥씨에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글·사진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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