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탑재래시장의 ‘사람냄새’

2022-01-19 09:14:50

1986년, 서탑민속식품장거리로 시작된 서탑재래시장은 지금까지 오랜 력사를 자랑하고 있다. 서탑 조선족백화점과 흠한성쇼핑쎈터 사이에 위치한 이곳에는 다양한 점포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나름 대로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소상인들이 있다. 비슷한 종류의 가게들이 즐비하다 보니 상호간 경쟁도 물론 치렬하지만 그조차도 사람냄새 가득한 서탑재래시장만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80후 사장님의 고추가루 자부심

고추가루를 빻는 기계의 작동소리가 끊이지 않는 방아간, 직원 4명과 사장님 내외까지 총 여섯명이 매일과 같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로지 자신만의 사업을 하고 싶었던 80후 사장님의 용감한 도전은 졸업과 동시에 시작됐다. 심양 토박이 곽녀사(한족, 1983년생)는 당시 흔치 않았던 고추가루 장사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하고 서탑지역의 재래시장에 터를 잡아 첫 장사를 시작했다.

“제가 창업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지금처럼 온전한 재래시장이 아니였어요. 저마다 자리를 잡고 정해진 공간에서 장사를 하는 데 여념이 없었죠. 부풀어올랐던 포부와는 달리 초기에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해 많은 애로를 겪었어요…” 그럼에도 곽녀사는 초심을 잊지 않고 질보장을 우선시하며 가게를 꿋꿋하게 지켰다.

점차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매일 홀로 지키던 가게에도 일손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성내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어느덧 이곳에서 방아간을 지킨지도 14년, 조선족들이 많이 모여사는 서탑지역이다 보니 간단한 우리 말 소통은 할 수 있으나 아직은 우리 말이 어렵다고 한다.

“일년 사시절 야외에서 일하다 보면 몸이 고되기도 해요. 하지만 우리 가게의 질을 믿고 꾸준히 찾아와주는 손님들을 보면 힘이 나네요!” 하며 웃는 그녀이다.


2대째 이어진 장사 열정

지난 세기 90년대, 갓 서른살에 접어든 흑룡강 출신 리녀사(조선족, 1961년생)는 생계를 위해 심양행을 택했다.

낯설기만 했던 심양바닥에서 그녀가 이를 악물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아들 때문이다. 초기에는 서탑지역에서 갖은 알바를 해가면서 생계 유지를 위해 발버둥쳤다.

그러다가 현재 서탑재래시장 근처에 좋은 터가 생겼다는 지인의 소개로 자그마한 장사를 시작했다. 료리솜씨가 좋았던 리녀사는 직접 만든 순대와 떡을 위주로, 말린 야채, 조미료 등을 추가하며 사업을 점차 확장해나갔다.

그렇게 장사를 해오던중 코로나가 터지면서 수입은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아들과 함께 꿋꿋하게 이곳을 지켜나갔고 현재는 경영상황이 많이 호전됐다고 전했다.

“사실 이곳 재래시장에는 한족 소상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요. 하여 유리한 장소 선정에 있어서 적지 않은 애로를 겪었답니다. 그럼에도 매달 만원 이상의 수입은 보장되니 살만하네요. 허허.”


재래시장에 우뚝 세워진 ‘김치가게’

다년간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던 김녀사(조선족, 1979년생)는 출산과 동시에 육아 때문에 10년 동안 일을 쉬게 됐다. 모든 일이 낯설던 그녀에게 찾아온 한줄기 빛, 지인의 소개로 이곳 안양김치가게에서 근무한지도 어언 6년이다.

그녀의 소개에 따르면 안양김치가게는 서탑재래시장에 가장 처음으로 세워진 김치가게이다.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가게는 실내, 실외 두곳으로 나뉘여 운영중이다.

“사무직으로 일할 때보다 매일 이곳에서 고객들을 마주하는 일이 더욱 적성에 맞아요. 김치는 시간, 온도에 따라 맛이 변하기에 아직까지는 오프라인 판매만 하고 있어요. 물론 단골손님들이 원하면 시간과 거리가 허용되는 범위에서는 택배서비스도 제공하고 있구요.”

재래시장에서 자리를 지킨지도 어언 20년, 밑반찬가게가 우후죽순 마냥 생겨나고 있는 와중에서 이곳은 여전히 손님들로 북적인다. 소상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코로나기간에도 안양김치가게는 단골들의 지지로 무탈하게 버텨왔다고 한다.


인력거가 작은 점포로 되기까지

호로도 출신 호녀사(한족, 1979년생)는 출산 뒤 점차 심해가는 생활고로 인해 남편과 함께 심양행을 택했다.

초기 점포가 생기기 전의 재래시장에서 그녀의 남편은 인력거를 동원해 주방용품 장사를 시작했고 그녀는 육아와 내조를 전담했다.

점차 생활이 펴지자 재래시장에 작은 점포를 임대하고 호녀사도 남편과 함께 가게 경영에 매진했다.

“저희 둘은 농촌 출신이라 대도시에 자리 잡는 다는 게 참 아득했어요. 이곳을 선택한 것이 참 다행이였고 장사를 이어온지도 벌써 10년이네요. 온라인 판매가 주류인 현 시점에서 코로나까지 겹쳐 저희 같은 오프라인 소상인들은 피해가 적지 않지만 아직까지 생계유지는 가능한 정도죠…” 선한 미소를 띄며 전한 한마디지만 앞으로의 경영방식에 대해 적잖은 근심을 내비친 그녀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장장 십여년간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각자의 점포에서 서탑재래시장을 지키고 있는 이들이다. 지난해부터 틱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알려지면서 어느덧 서탑의 ‘트레이드마크(标志)’로 급부상했다.

  료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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