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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 잎이 무성하다

  • 2007-06-12 09:18:15
참으로 너무나도 대조적인 광경이였다.

로무송출 몇년에 번 돈 몇푼을 손이 근질거려 참지 못하고 자식놈 공부시킨답시고 시내에 아빠트 마련하고 웬간한 호텔방 울고 갈 정도로 번듯하게 갖추어놓고 세상의 온갖 폼 다 잡으며 흥청망청 호기등등하던이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자식놈 학비까지 다 말아먹고 노가다판에서 겨우 풋면목이나 익힌 친구에게 시뻘건 손을 내미는 광경.

다른 한켠에는 다같이 로무송출을 나갔다 왔건만 허연 소금땀이 내배이도록 억척같이 일하여 남부럽지 않는 원택한 살림을 영위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훈춘시 마천자향 포태촌 3조의 최창선씨가 바로 이들중의 한사람이다.

금년에 45세 나는 최창선씨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3년간 해외로무송출에 나갔었다.

젊은 나이에 쾌적한 문화생활을 갈망하는것이 그리 무리는 아니건만 최창선씨의 생각은 달랐다.

(비록 해외로무송출로 얼마간의 밑천을 잡게는 되였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뿌리없는 나무, 얼마 안가서 시들고 마르고 나중에는 썩어버릴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을 다잡은 최창선씨는 자기 힘에 알맞는 대상물색에 나섰지만 신통한 대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와중에 그는 하나의 묘리를 터득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규모화농업이였다. 정부의 농업격려정책도 좋았거니와 그의 적성에 맞는 대상이라 할수 있었다. 농촌에서 자라면서 농사일로 잔뼈를 굳혀온 그였던것이다.

마침내 그는 들뜨는 마음을 다잡고 농업에 종사할 결심을 다졌다. 규모화농사의 도리를 아는 그는 수고스레 번 돈으로 농기계부터 갖추었다. 그리고 부근농민들의 유휴지를 도급맡았다. 지난해 그는 6.5헥타르의 논을 부쳤는데 4만여원의 순수입을 올렸다. 그의 농업기계도 늘어나 파종기, 이앙기, 수확기, 뜨락또르, 손잡이뜨락또르 등 각종 농기구를 구전하게 갖추었는데 그는 여기에 10여만원을 투자하였다.

금년에 그는 또 논을 9.5헥타르로 늘였다. 《일년지계는 재어춘》이라는 말과 같이 그는 금년에도 초봄의 불량기후를 감안하여 일찍 손써 벼씨를 붙는 등 제반 농사차비를 깐지게 하였다.

《농사철을 놓치지 말아야 금년 풍작을 기대할수 있습니다. 날씨가 불순하다 하여 손 싸매고 앉아있으면 이제 일에 딸리게 되지요. 어쨌든 계절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거니깐요.》

게다가 일찍 농사차비를 마치고 일이 처진 동네이웃들을 도와주는것 역시 꿩먹고 알먹기란다. 웬간한 비용은 기계삯일로 벌어낼수 있으니깐 말이다.

《일이란 사람하기에 달렸지요. 뿌리깊은 나무 잎도 무성한 법이니깐요.》

그의 신심에 넘치는 말이다.

박득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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