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후 대학 신입생들의 홀로서기, “이것만은 꼭 필요해”

2018-09-11 16:57:05

9월, 새로운 학기의 시작과 함께 전국적으로 신입생들의 대이동이 또 한번 눈길을 끌었다. 최근 봉황넷은 새학기를 맞으며 한 대학교 정문 앞에 쌓인 택배상자의 모습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11월 11일 온라인쇼핑절 기간을 방불케 할 만큼 많은 택배상자가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이 담겼다.

어떤 물건은 어떤 사람의 삶을 증명한다. 청춘의 물건들도 그러할 것이다. 지난 5일, 청춘리포트는 연변대학을 찾아 신입생 237명이 갖고온 캐리어(行李箱)속에 무엇이 담겼는지를 살펴봤다. 본격적인 대학생활을 앞두고 먼저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 이들은 천진란만한 모습으로 캐리어 속 물건들을 꺼내놓았다. 다양한 생활필수품으로부터 노트북, 사진, 고향의 특색음식까지 꾸려온 짐들이 각양각색이다. 마치 캐리어 안에 각자의 삶을 담아온 듯했다. 그 중 신입생들에게 있어 가장 의미있는 물건들을 순위에 따라 이야기하고자 한다.


1위 생활필수품 (74명)

생활필수품 말 그대로 생활 가운데 빠져서는 안될 물건들이다. 특히 처음으로 집을 떠나 타지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된 신입생들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물건으로 자리매김했다. 옷, 신발 등 가장 기본적인 것은 물론, 이불, 컵, 치솔, 세제, 숟가락 등등 그들이 선택한 생활필수품은 그야말로 다종다양했다. 이제부턴 본격적인 독립생활을 시작한다는 기대감과 불안감에 이것저것 필요한 물건들을 모두 챙겨왔다고 한다.

생활필수품도 저마다의 패턴과 삶의 가치 기준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행정관리학과 왕아기(19세,녀) 학생은 생활필수품 중에서도 믹서기를 손꼽았다.  숙사에서  쓸 용도가 적을 것 같은 믹서기에 대해 그녀는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할 때에는 쥬스라도 만들어 먹으라는 뜻에서 부모님께서 챙겨주신 물건”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믹서기를 넘어 부모님들이 관심과 사랑이 담겨져 있어 더없이 소중하다고 했다.

행정관리학과 류우(19세,녀) 학생은 "몸에 한기가 심해 평소 어머니께서 꾸준히 차를 끓여 텀블러에 담아주셨다"면서 "차를 마시면 그날 하루는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텀블러에 깃든 가슴 따뜻한 이야기에 잠시 머뭇거릴 수 밖에 없었다.

비타민, 소화제 등 자신의 건강상황에 따라 필요한 의약품도 많은 신입생들의 입에 공동으로 올랐다. 의약품은 길 떠나는 자식의 건강이 우선적으로 념려되여 역시 부모님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물품이다. 행정관리학과 리석려(19세, 녀) 신입생은 “자기도 생각지 못한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준 어머니에게서 다시한번 모성애의 따뜻함을 느꼈다.”면서“군사훈련기간 어머니의 사랑이 그대로 담겨진 약통을 볼 때마다 큰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2위 노트북(55명)

새로운 시작에 설레는 시기다. 여기에 축하 선물이 빠질 수 없다. 다양한 선물이 물망에 오르지만 대학 신입생의 학업을 위해, 또한 대학 생활의 실용성을 높이는데 필요한 노트북이 입학 선물중 1위로 당당히 자리를 굳혔다.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 ‘꿈의 노트북’이라 불렸던 청춘의 문구제품, 드디어 그 꿈을 이룬 신입생들이 입을 열었다.

조선언어문학학과 김지혜(19세, 녀)는 “노트북아, 나의 대학생활을 잘 부탁해.”라는 말로 새로운 꿈과 희망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앞으로 4년간 저의 대학생활을 함께 꾸며나갈 동반자에요. 부모님께서 힘들게 번 돈으로 장만해주신 물건인만큼 그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겨야죠.”조선어학과 엽해군(18세, 남)은 생애 첫 노트북 소장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기숙사에 가면 학생들이 펼쳐놓은 노트북 행렬을 목격할 수 있다. 한편으로 자판소리만 들어도 아직 노트북에 익숙치 않은 신입생들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이제 그들은 매일같이 노트북과 마주하며 그 속에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부를 진행하게 된다. 기숙사를 울리고 있는 노트북 자판 소리는 목표를 향해 달음질하는 청춘의 모습을 련상하면 될 것 같다.


3위 도서 (50명)

"여가 시간을 짬짬히 리용하여 도서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고 정신세계를 풍부히 하고 싶다." 이는 50명 신입생들이 도서를 선택한 공동의 리유다. 도서종류도 영어학습교재로 부터 시작하여 산문, 수필, 잡지 등등 책들이 두루 존재했다.

영어실력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영어 사전을 챙겨갖고 온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그들은 “영어는 앞으로의 사회에서 꼭 필요한 언어로써 열심히 배워둬야 한다."면서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굳은 결심을 전했다.

림상학원 황견정(18세, 녀)은 대학생활을 곧 시작하게 되는 자신에게 외삼촌이 선물한 책을 언급했다.  제목부터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 '어떻게 하면 색다른 대학생활을 보낼수 있을가?' 라는 책을 통해 진지하게 대학생활의 4년을 그려보고 차근차근 계획하겠다"며 야심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4위 화장품, 통지서 (38명)


"언제 어디서나 아름다운 자신의 모습을 유지해야지요."

"저의 피부는 소중하니깐요. 군사훈련기간 타지 않기 위해선 썬크림을 꼭 수시로 발라줘야 합니다."

의외로 화장품의 중요성에 대해 밝힌 신입생들이 많았다. 순위도 인생에서의 새로운 출발점을 의미하는 입학통지서와 동등하다. 어떤 이들은 얼떨결에 지금의 학과에 입학하게 되여 설레임과 두려움이 동반한다고 밝혔다.  이제 시작이므로 지금부터 노력하면 4년후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었다.


5위 스마트폰 · 휴대용 보조 배터리(32명)

청춘의 시발역이자 종착역, 요즘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으로 하루를 열고 닫는다. 이 전자제품은 청춘에겐 산소와도 같은 존재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스마트폰 위챗기능으로 대화를 하는게 요즘 00후다. 각종 입시 정보가 오가는 통로 역시 스마트 폰이다. 스마트폰으로 영화 감상, 게임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소멸되면 청춘은 마냥 불안해하고 초조해진다.

우리가 만난 237명 신입생중 13.5%가 스마트폰과 휴대용 보조배터리를 의미깊은 물건으로 선택했다. 이 둘은 마치 응급처치용 비상약품 같은 존재로 그들의 머리속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듯 싶었다.

리유도 다양했다.

“스마트폰은 저와 고향을 련결해주는 뉴대역할을 해줍니다. 고향의 아름다운 모습이, 그곳의 따뜻함이 그리울 때마다 소리로 들을 수 있고 화면으로 만날 수 있거든요.”

“스마트폰 안에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생활속의 소소한 행복들을 기록할 수 있고 가족들에게도 제가 잘 지내고 있다는 걸 알릴 수 있잖아요.”

“군사훈련기간은 휴대용 보조배터리가 충전기역할을 대신해줄 것입니다. 힘들어서 충전기를 꼽을 맥조차 없어요.”

“스마트폰 전원이 꺼지면 관건적인 정보를 놓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잖아요. 때문에 휴대용 보조배터리는 꼭 필요하죠.”

...


기타 물품을 언급한 학생들도 많았다. 이들의 선택한 '물건'은 다소 평범하지만 그 속에 깃든 이야기는 특별했다.

USB를 선택한 신문학과 리가령(18세,녀))은 "USB에는 자신의 초중, 고중학교 시절과 일생상활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낸 엄청난 량의 사진파일이 저장되여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진만큼 그때의 그 시절을 잘 반영할수 있는 물건은 없기에 가끔 힘들때 꺼내보며 힘과 위로를 받을 것이라 했다.

새로운 곳에 잠시 보금자리를 텄지만 집은 최고의 안식처이다. 조선어학과 서완신(19세,녀)) 은 집 열쇠가 가장 중요한 물건이라고 말한다. 열쇠는 집과 멀리 떨어져 있는 자신을 이어줄수 있는 결정체 같은 역할이기때문이다. 자주 집에 돌아가지는 못하지만 열쇠는 그녀로 하여금 아늑한 집을 떠오르게 만들고 사랑하는 부모님을 그리게 만드는 물건이였다.

수능수험표, 바람불면 날아갈것 같은 한장의 종이에 불과하지만 그 무게는 켤코 가볍지 않다. 그동안의 노력에 결실 맺어주는 이 한장의 종이는 우리들의 새로운 인생을 증명해준다. 누군가에게는 기쁨의 증표로 또 누군가에게는 떠오르고 싶지 않은 악몽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었다. 림상의학전업 리박원(18세, 남)은 "초심을 잊지 않려는 마음에서, 그리고 자신과 지금의 이 대학을 련결시켜준 련결고리라는 뜻에서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후기: 사실 신입생들의 캐리어속 물건에 어떤 큰 의미가 담겨있는지 묻는다면 똑 부러진 답변을 드리긴 어렵다. 다만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쯤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신입생들이 캐리어에 담아온 대다수의 물건은 모두 부모님께서 정성들여 준비한 것으로 매 하나의 물건에 깃든 스토리는 감동의 련속이였다. 이 또한 00후 신입생들의 솔직담백한 내심세계를 간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글·사진 민미령 황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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