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날 화마와 맞서 밤샘 투혼 발휘

2019-02-11 09:02:48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정을 나누는 최대 명절 음력설, 하지만 설명절에 더 바쁜 이들이 있다. 바로 언제 발생할지 모를 화재, 사고에 24시간 출동명령에 대기하고 있는 소방지도원들이다. 4일, 안도현소방구조대대를 찾은 기자는 현장에서 소방지도원들의 그믐날 밤을 지켜보았다.

그믐날 저녁 18시경, 오가는 차량도, 행인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고요한 안도 시가지와는 달리 안도현소방구조대대 근무지는 ‘윙윙’ 발동기소리로 요란스럽다. 언제 떨어질지 모를 출동명령에 소방 차량, 장비를 점검중인 소방지도원들은 안전모의 전등이 정상적으로 켜지는지, 소방차량은 고장 없이 제대로 발동이 되는지 하나라도 놓칠세라 꼼꼼하게 체크중이다. 람우 지도원은 “작년 그믐날에는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넘겼는데 올해는 유난히 눈이 적게 내려 많이 걱정스럽다.”며 장비 검사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19시, 모든 장비 검사를 마친 소방지도원들은 체육관으로 모인다. “명절이지만 미리 휴가를 맡은 한두명만 빼고는 모두 정상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해마다 대대에서는 함께 오락을 하고 물만두를 빚으면서 그믐날을 보내고 있다.”고 소개한 안도현소방구조대대 당위 서기이며 정치지도원인 리흠굉도 아들과 함께 근무를 하고 있었다. 20여명 소방지도원들이 모여 바줄타기, 손발 맞춰 뛰기 등 오락을 즐기는 체육관에는 화기애애한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동료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오락을 하는 동안에도 무전기를 손에 꼭 쥔 람우 지도원은 수시로 무전기를 확인하면서 경각심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오락을 마치고 주방으로 옮겨 희희락락 이야기를 나누며 만두를 빚는 소방지도원들 사이에 멀리 산동성에서 온 우흠 소방지도원의 안해 왕정도 있었다. “남편이 일터를 떠날 수 없으니 제가 와야지요.” 왕정은 12년 동안 소방지도원으로 근무하면서 한번도 집에서 설을 쇤 적 없는 남편을 위해 올해는 특별히 한살 조금 넘은 딸을 데리고 안도까지 찾아왔다. 우흠처럼 몇년 동안 가족보다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일터를 지키면서 “늘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소방지도원들은 잠간의 ‘여유’ 동안 서로 얼굴에 밀가루를 문지르고 만두에 동전을 넣으며 장난을 치면서도 “큰 사고가 없어야 할 텐데…”, “혹시라도 모르니 빨리 만들어 먹읍시다.”라며 걱정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20시 23분, 만두를 빚느라 분주한 대대에 갑자기 화재 출동명령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려퍼졌다. 사이렌이 울리자 소방지도원들은 손 씻을 겨를도, 놀란 딸을 달랠 틈도 없이 조건 반사적으로 소방차로 달려갔고 소방지도원들을 실은 5대의 소방차는 순식간에 화재 현장으로 출발했다.

“일렬로 이어진 단층 상가에 모두 불이 붙었다.”는 시민의 신고에 큰 화재임을 감지한 소방지도원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웃음기 대신 긴장감이 력력했다. 도시의 고요함을 깨는 요란한 경보음을 울리며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는 소방차 안, “근무중인 간호원 안해에게 만두를 가져다주고 싶다.”던 12년차 소방지도원 호동은 말없이 장비들을 다시한번 확인했고 “‘고맙다.’, ‘수고했다.’는 시민들의 말과 눈빛에 가장 보람을 느낀다.”던 6년차 소방지도원 전춘림과 “혹시라도 못 돌아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가끔 한다.”던 19살 막내 소방지도원 황학도 조용히 창밖만 바라봤다.

‘눈섭을 휘날리며’ 도착한 화재 현장, 이어져있는 여러개의 단층 상가는 이미 불길에 휩싸였고 화마의 위험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새뽀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소방지도원들은 각자의 임무에 따라 화재 진압에 일사불란하게 신속히 움직였다.

21시, 한참 동안 진행된 화재 진압에도 불길은 사그라들 줄 몰랐고 흘러내린 물은 령하의 온도에 인차 얼어붙어 소방지도원들의 작업이 더욱 어려워졌다. 미끄러운 바닥과 소방 호스에서 뿜어져나오는 물의 압력에 뒤로 밀려 진압이 어렵자 소방지도원들은 무릎을 꿇고 앉아 몸으로 소방 호스를 지탱해 화재 진압에 총력을 다했다.

21시 50분, 소방지도원들이 근 1시간의 박투 결과 화재는 인명피해 없이 기본상 진압이 됐다.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던 시민들도 한시름을 놓았지만 만두를 빚다 말고 출동해 저녁도 거르고 화재를 진압하느라 기진맥진한 소방지도원들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작은 불씨 하나라도 놓칠세라 다시 장비를 들고 화재 현장 정리에 나섰다.

22시 30분경, 현장 정리는 계속되였고 소방지도원들이 저녁도 못 먹고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계약직 소방지도원 장항의 어머니는 물만두를 들고 현장에 찾아왔다. 장항 어머니의 ‘설중송탄’ 물만두에 잠시 작업을 멈춘 소방지도원들은 추운 밤 거리에 선 채로 손으로 물만두를 먹기 시작했고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아들’들이 안스러운 장항 어머니는 “아이고, 이 추운 날씨에 고생이 많다. 하나라도 더 먹어라.”며 직접 소방지도원들에게 물만두를 먹여주었다. 소방지도원들이 ‘어머니’의 따뜻한 물만두에 잠시 쉬고 있을 때 린근 상가의 주인은 “수고합니다. 물도 마시면서 천천히 드세요.”라며 물 한박스를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어머니’와 시민들의 따뜻한 응원을 받은 소방지도원들은 혹시 화재가 재발할가 봐 온밤 화재 현장을 정리하면서 불면의 그믐날 밤을 보내고 다음날 11시가 다 돼서야 대대로 복귀해 하루나 늦은 그믐날 물만두를 먹었다. 밤샘 근무에 지칠 대로 지친 소방지도원들은 다음 출동을 위해 모든 장비를 깔끔하게 정리하고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추춘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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