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동안 설날 아침을영예원 로인들과 함께

2019-02-11 08:59:43

“어르신 여러분, 새해 건강하고 만수무강하시길 바랍니다.”

“한잔 올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5일 아침 8시, 연변영예원 식당에서 로인들이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 기해년 설날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영예원 김광 원장과 책임자들은 여느 음력설과 마찬가지로 로인들에게 축수의 잔을 올리면서 기해년 첫 문안인사를 전했다. 책임자들이 전부 나와 음력설 아침 로인들에게 세배하는 것은 이 영예원의 오래된 전통이다.

이날 설날 아침 식사상에 올려진 푸짐한 반찬 가운데 로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음식은 단연 족발이였다. 주방일군들이 며칠 전부터 준비하고 그믐날 직접 삶아 치아가 불편한 로인들도 편히 먹을 수 있도록 가마에서 푹 삶아낸 족발에 로인들은 와인 한잔, 음료수 한잔을 곁들이면서 명절분위기를 한껏 느꼈다.

연변영예원 주방에서 일하면서 22년 동안 설날 아침식사를 집에서 해본 적이 없고 모든 명절을 영예원에서 보낸다는 주방일군 두수영(52세)은 “집에 손님들이 와있는데도 출근하였습니다. 이제는 가족들도 습관이 되였습니다. 점심 준비를 해놓은 다음 집에 가 손님접대를 해야지요.”라면서 일손을 다그쳤다.

그믐날에 미리 준비해놓고 설날 아침 6시에 출근하자마자 밥을 하고 채소를 볶으면서 분주한 설날 아침을 열었다. 7시 반이 좀 지나 로인들이 하나 둘 식당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주방일군들은 따끈따끈한 료리를 접시에 담아드리고 로인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옆에서 챙겨드렸으며 식사를 마치면 인차 밥상을 정리하면서 자리에 앉을 사이도 없었다. 영예원에서 보낸 지 6년이 되는 한 로인은 “영예원에서 설날 음식을 정성스레 대접해주니 잘 먹고 설을 즐겁게 보냈습니다.”라면서 만족을 표했다.

40명 로인이 식사를 마치고 침실로 돌아간 후 주방일군들은 조로 나뉘여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두명은 간식차를 밀고 로인들에게 드릴 간식을 침실마다 찾아가 나누어주었다. 찾아가는 침실마다 주방일군과 책임자는 딸처럼 손녀처럼 설날 인사를 전했고 간밤 무사히 주무셨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를 살피면서 혹여 가족과 모이지 못해 조금이나마 섭섭할 수 있는 마음을 달래주었다.

항미원조에 참가한 적이 있는 제대군인 리창옥(89세) 로인은 “이곳에서 복 받아서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큰 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정말로 감사합니다. 저기 한족 아재들도 쎄쎄.”라면서 사업일군의 손을 꼭 잡은 채 오래오래 놓지 않았다.

그사이 다른 주방일군들은 설겆이를 마친 다음 다리쉼을 할 새도 없이 다시 미리 불려둔 찹쌀을 꺼내들고 고기찹쌀완자를 빚기 시작했다.

연변영예원 책임자는 “영예원에서 설을 보내는 로인들을 위해 특별한 식단을 마련하고 각별한 관심을 돌리는 것은 영예원의 오래된 전통이다. 로인들이 설명절에도 일말의 섭섭함이 없이 이곳에서 만년을 행복하게 보내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다.”라고 말했다. 

한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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