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거창한 꿈보다 소박한 념원

2019-02-12 09:08:50

약소군체의 ‘새해 소망’ 편린


5일 아침 6시 반, 설날 아침의 거리는 조용하기만 하다. 도로에는 오가는 행인이 전혀 보이지 않고 가끔씩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설날 아침의 적막을 깨운다.

연길시 애단로에서 한창 거리 청소중인 소경해(57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설날 새벽 4시 반에 담당구역에 도착했다. 소경해는 원래 모 기업에 출근하다가 퇴직했고 퇴직금을 매달 1000여원을 타고 있다. 안해도 퇴직금을 몇백원 정도 타고 있어 부부 둘이 생활하는 데 너무 큰 경제부담은 없지만 일하지 않고 집에서 놀기만 하는 것도 답답하여 2년 전부터 환경미화원 일을 시작했다. “일이 너무 힘들지 않아서 거뜬히 해낼 수 있습니다. 일을 하면 매달 1000여원의 수입이 더 생기기에 아주 만족합니다.”고 말했다.

령하 20도가 거의 되는 아침 추위에도 목도리와 마스크를 끼지 않고  솜옷 앞섶을 반쯤 헤쳐놓고 일하고 있는 소경해에게 춥지 않는가고 물었더니 “길에 있는 먼지와 쓰레기를 비자루로 쓸고 다시 삽으로 퍼서 쓰레기차에 넣기를 반복하다 보면 온몸이 더워나고 땀이 납니다. 춥지 않습니다.”라면서 운동효과가 매우 좋다고 유머 있게 대답했다.

담당구역의 남쪽 로면 청소를 마치고 북쪽 로면을 청소하면서 한바퀴를 거의 마무리지을 즈음 아까 깨끗하게 쓸어놓았던 인도에 폭죽쓰레기가 가득 널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저쪽 끝에 갔을 때 폭죽소리가 나길래 혹시나 담당구역이 아닐가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가 청소를 다 해놓은 곳에서 폭죽을 떠뜨렸습니다. 별수 없지요.”라면서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다시 비자루를 들고 폭죽쓰레기를 깨끗이 청소한 소경해는 “새해에는 나와 안해, 그리고 자녀들이 모두 무탈하게 보내는 것이 소원입니다.”고 소박한 념원을 내비쳤다.

‘무탈’, ‘건강’은 음력설을 앞두고 퇴원한 훈춘시의 안모(68세)와 그의 가족의 새해 소원이기도 하다. 내장 출혈로 9일 동안 병원신세를 지고 치료를 받고 호전되여 섣달 그믐 하루 전날 퇴원한 안로인은 “뭐니뭐니 해도 정말 건강이 최우선입니다. 로인들이 아프지 말아야 자녀들이 걱정 없이 사업을 잘할 수 있지요.”라며 앞으로 건강에 더욱 중시를 돌릴 것이라고 결심을 다졌다.

음력설을 쇠러 고향에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설련휴를 보내고 11일 대련으로 돌아간 최호(42세)네 가족의 소망도 그러했다. 설날 아침 부모와 아이까지 동원하여 연길모아산에 등산한 이들 가족이 정상에서 한 약속 역시 ‘하는 일 잘되기’, ‘돈 많이 벌기’보다는 가족 모두의 건강과 평안한 생활이였다.

최호와 그의 안해는 북경, 천진, 대련 등지에서 20년 동안 간고분투를 거쳐 하는 일이 이제야 겨우 기반이 잡혀가지만 사업 발전, 인맥 확대를 위해 몸을 혹사한 대가를 차차 느끼고 있는중이라고 한다. 최호는 “몸이 점점 뚱뚱해지고 배도 나오고 게다가 머리숱도 점점 적어지니 요즘은 좀 신경이 쓰입니다. 안해가 병원에 가보라고 하는데 솔직히 건강검진을 받기가 두렵습니다.”라며 이런저런 구실로 건강검진을 미루었다고 한다.  다른 때 같으면 오랜만에 만난 고향친구와 술잔을 나누겠지만 올해는 중요하지 않은 모임은 자제했다. 최호는 “새해 목표는 술을 줄이는 것입니다. 내가 건강해야 하는 일도 잘하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님을 잘 모시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며 딸과의 약속을 꼭 지킬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 한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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