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금이가 돌아와서 너무 좋습니다”

2019-07-10 09:18:50

박춘금씨의 목소리에 닭들이 우르르 모여든다.

박상희(70세) 로인이 박춘금(53세)씨를 처음 만난 건 3년 전에 위생소에서 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였다. 마을뻐스가 끊긴 시간이라 길목에서 지나가는 차를 무작정 세워 탄 것이 박춘금씨가 운전하는 차였던 것이다.

그렇게 처음 만난 낯선 로인을 집까지 태워다드리고 차에 싣고 있던 월병꾸레미까지 선물하는 박춘금씨의 웃는 얼굴이 두 사람의 인연을 맺어줬다. 그 후로 두 딸을 모두 타지에 내놓은 박상희 로인에게 박춘금씨는 시시때때로 고기며 간식거리를 사다준 건 물론 볼품없이 낡은 대문까지 무상으로 새로 갈아주며 보살폈다.

“지금 제가 쓰고 있는 모자며 옷, 신까지 전부 춘금이가 사다준 거요. 정말 자식처럼 잘해주오.” 그녀에 대한 박상희 로인의 칭찬은 마를 줄 몰랐다.

“박상희 로인 뿐이 아닙니다.  저희 촌 빈곤호와 로인들을 포함해 대문이 변변치 못한 집은 전부 춘금이가 새로 갈아줬습니다. 박춘금씨가 룡하촌에 돌아와서부터 3.8절, 로인절, 마을 총결 등 행사 때마다 술이며 먹거리를 지원하는 건 물론 현금도 1000원씩 내놓습니다.”

박춘금씨가 고마운 건 박상희 로인 뿐이 아니였다. 룡하촌 부녀주임 김미옥(56세)씨는 “정말 돈이 차고 넘쳐서가 아니라 마음이 너무 따뜻한 사람”이라며 “춘금이가 돌아와서 너무 좋다.”고 밝혔다.

이들이 이처럼 반기는 박춘금씨는 룡정시 동성용진 룡하촌에 돌아온 지 3년 되는 귀향인이다.

“오히려 제가 더 고맙죠. 어느 날 갑자기 마을에 찾아온 저를 친자식같이 보듬어줬으니깐요.” 지난 6월 22일, 땡볕에 빨갛게 상기된 얼굴에 눈가엔 늘 웃음기가 가득한 그녀를 만났다.

“제가 귀향한 건 창업이라기보다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리고 고맙게도 연길시배구협회 야외 훈련장소로 인정받게 됐죠.” 10년 넘게 배구동호인으로 살아온 박춘금씨의 리유 있는 선택이다.

2000평방메터가 넘는 부지에 제대로 갖춘 배구장, 박춘금씨가 정성껏 가꾼 정원, 그리고 마을사람들과 함께 준비한 건강한 음식 덕분인지 이곳을 찾는 배구동호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단다. 한주에 닭곰에 필요한 토닭만 10마리씩 소모된다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요즘엔 입소문을 타고 연변을 찾은 하남성, 향항 등 먼곳의 손님들도 박춘금씨네를 찾아오고 있단다. 특히 박상희 로인이 직접 앗은 두부는 그 맛이 너무 좋아 박로인 손에 조용히 팁을 쥐여주는 손님들도 여럿 있었단다.

“룡하촌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합니다. 쭉 지금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10년간 로씨야 장사길을 누비며 파란만장한 삶을 보낸 박춘금씨가 드디여 ‘안식처’를 찾은 듯했다.

새벽 3시, 커피 한잔에 기분 좋은 뻐꾸기 소리와 함께 시작한다는 박춘금씨의 일과, 모두에게 기분 좋은 그녀의 귀향 생활을 기대해본다.


글·사진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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